논술을 쓸 때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전개해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논술을 할 때 자신이 없다든지,내용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자신이 없을 경우에 대충 얼버무린다든지,교과서적인 개념을 나열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그러한 논술은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제시된 상황을 주어진 문제의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논술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글 (가)에 제시된 오늘날의 상황을 분석하고,그러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적 현상을 구체적으로 들어,그 현상을 해소하거나 줄이는 데에 글 (나)의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시각이나 태도가 어떤 의의를 갖는지 논술하시오. (2002학년도 부산대)
(가)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제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유럽에서의 에어졸 사용은 남아메리카에서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러시아의 흉작은 아프리카의 기아를 의미할 수 있다.
북아메리카의 경기 침체는 아시아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유럽으로 몰려든다.
동유럽의 경제난은 서유럽에서의 외국인 혐오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의 경제적 활력은 미국의 고용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유럽에서 관세율을 조정하면 열대림에 가해지는 압박이 완화될 수가 있다.
북쪽 국가들의 산업 구조 개편은 남쪽 국가들에서의 가난을 감소시켜 주고 다시 북쪽 국가들의 시장을 확장시켜 줄 수가 있다.
거리가 축소되고,관계가 많아지고,상호 의존이 심화된다.
이러한 요인들 및 그것들의 상호 작용으로 말미암아 세계가 하나의 이웃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
새로 출현하는 지구촌 이웃은 우정과 이해 관계의 새로운 유대를 만들고 있지만,또한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이 서로 빈번하게 부딪히게 되자,별 것 아닌 차이도 더 두드러지고 또 분쟁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여태까지 이렇게 많은 공통점을 가졌던 적도 없지만,사람들을 갈라놓는 것이 이렇게 확실했던 적도 없다.
(나)본 것이 적은 사람은 해오라기를 가지고 까마귀를 비웃고 물오리를 들어서 학의 자태를 위태롭게 여긴다.
그 사물 자체는 전혀 괴이하다 생각하지 않는데 자기 혼자 성을 내어 꾸짖으며 한 가지라도 제 소견과 다르면 천하 만물을 다 부정하려고 덤벼든다.
아아! 저 까마귀를 보자. 그 날개보다 더 검은 색깔도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햇빛이 언뜻 흐릿하게 비치면 옅은 황금빛이 돌고,다시 햇빛이 빛나면 연한 녹색으로도 되며,햇빛에 비추어 보면 자줏빛으로 솟구치기도 하고,눈이 아물아물해지면서는 비취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푸른 까마귀라고 불러도 옳으며 붉은 까마귀라고 불러도 역시 옳을 것이다.
사물에는 애초부터 정해진 색깔이 없건만 그것을 보는 내가 색깔을 먼저 결정하고 있다.
어찌 눈으로 색을 결정하는 것뿐이랴.심지어 보지도 않고 미리 마음속으로 결정해 버리기도 한다.
아아! 까마귀를 검은 색깔에다 봉쇄시키는 것쯤이야 그래도 괜찮다.
이제는 천하의 모든 빛깔을 까마귀의 검은색 하나에 봉쇄시키려 한다.
까마귀가 과연 검은색으로 보이긴 하지만 소위 푸른빛,붉은빛을 띤다는 것은 바로 검은색 가운데서 푸르고 붉은 빛이 난다는 사실을 의미함을 그 누가 알고 있으랴? 검은색을 어둡다고 보는 사람은 까마귀만 모를 뿐 아니라 검은색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물은 검기 때문에 능히 비출 수 있고 옻칠은 까맣기 때문에 능히 비추어 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색깔이 있는 것치고 광채가 없는 것은 없고,형체가 있는 것치고 맵시가 없는 것은 없다.
아름다운 여인을 관찰할 수 있다면 시(詩)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인의 고개 숙인 모습에서 그녀가 부끄러워하고 있음을 보고,턱을 괸 모습에서 그녀가 원망하고 있음을 보고,혼자 서 있는 모습에서 그녀가 그리워하고 있음을 보고,눈썹을 찡그린 모습에서 그녀가 수심에 가득 차 있음을 보고,난간 아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파초 잎사귀 아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누구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그녀가 재(齋)를 올리는 스님처럼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진흙 소상(塑像)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지 않는다고 책망한다면 이는 양귀비(楊貴妃)에게 치통을 앓는다고 꾸짖고 전국 시대의 미인 번희(樊姬)에게 쪽을 찌지 말라고 금하는 꼴이며, 미인의 맵시 있는 걸음걸이를 요망하다고 나무라고 춤추는 자태를 경망하다고 질책하는 격이다.
(……) 세속의 무식한 사람들은 재를 올리는 스님이나 진흙 소상처럼 미인을 가만히 고정시키려 하겠지만,미인의 춤사위와 걸음걸이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경쾌하고 맵시 있게 되고,앓는 이와 쪽찐 머리는 다 나름대로 자태가 있는 법이다.
과학 기술과 통신 수단의 급격한 발달 등으로 인해 오늘날 세계는 '지구촌 이웃'이라는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통합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상황에서 한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문제는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의 문제로까지 복합적 양상으로 부각되어 상호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한층 더 많이 초래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테러나 전쟁과 같은 반인간적인 행위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논리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 강구와 함께 그것을 최소화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문명권과 문명권,국가와 국가,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지양하고 우애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서로의 참모습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갖추어질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을 최소화하고 대상을 다양한 시각과 심화된 인식을 바탕으로 바로 보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시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적절한 예를 들어 서술했는가,제시된 논지의 의의를 정확히 파악했는가,파악된 의의들 사이의 연관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가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stonelee@megastudy.net
논술을 할 때 자신이 없다든지,내용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자신이 없을 경우에 대충 얼버무린다든지,교과서적인 개념을 나열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그러한 논술은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제시된 상황을 주어진 문제의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논술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글 (가)에 제시된 오늘날의 상황을 분석하고,그러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적 현상을 구체적으로 들어,그 현상을 해소하거나 줄이는 데에 글 (나)의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시각이나 태도가 어떤 의의를 갖는지 논술하시오. (2002학년도 부산대)
(가)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제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유럽에서의 에어졸 사용은 남아메리카에서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러시아의 흉작은 아프리카의 기아를 의미할 수 있다.
북아메리카의 경기 침체는 아시아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유럽으로 몰려든다.
동유럽의 경제난은 서유럽에서의 외국인 혐오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의 경제적 활력은 미국의 고용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유럽에서 관세율을 조정하면 열대림에 가해지는 압박이 완화될 수가 있다.
북쪽 국가들의 산업 구조 개편은 남쪽 국가들에서의 가난을 감소시켜 주고 다시 북쪽 국가들의 시장을 확장시켜 줄 수가 있다.
거리가 축소되고,관계가 많아지고,상호 의존이 심화된다.
이러한 요인들 및 그것들의 상호 작용으로 말미암아 세계가 하나의 이웃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
새로 출현하는 지구촌 이웃은 우정과 이해 관계의 새로운 유대를 만들고 있지만,또한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이 서로 빈번하게 부딪히게 되자,별 것 아닌 차이도 더 두드러지고 또 분쟁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여태까지 이렇게 많은 공통점을 가졌던 적도 없지만,사람들을 갈라놓는 것이 이렇게 확실했던 적도 없다.
(나)본 것이 적은 사람은 해오라기를 가지고 까마귀를 비웃고 물오리를 들어서 학의 자태를 위태롭게 여긴다.
그 사물 자체는 전혀 괴이하다 생각하지 않는데 자기 혼자 성을 내어 꾸짖으며 한 가지라도 제 소견과 다르면 천하 만물을 다 부정하려고 덤벼든다.
아아! 저 까마귀를 보자. 그 날개보다 더 검은 색깔도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햇빛이 언뜻 흐릿하게 비치면 옅은 황금빛이 돌고,다시 햇빛이 빛나면 연한 녹색으로도 되며,햇빛에 비추어 보면 자줏빛으로 솟구치기도 하고,눈이 아물아물해지면서는 비취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푸른 까마귀라고 불러도 옳으며 붉은 까마귀라고 불러도 역시 옳을 것이다.
사물에는 애초부터 정해진 색깔이 없건만 그것을 보는 내가 색깔을 먼저 결정하고 있다.
어찌 눈으로 색을 결정하는 것뿐이랴.심지어 보지도 않고 미리 마음속으로 결정해 버리기도 한다.
아아! 까마귀를 검은 색깔에다 봉쇄시키는 것쯤이야 그래도 괜찮다.
이제는 천하의 모든 빛깔을 까마귀의 검은색 하나에 봉쇄시키려 한다.
까마귀가 과연 검은색으로 보이긴 하지만 소위 푸른빛,붉은빛을 띤다는 것은 바로 검은색 가운데서 푸르고 붉은 빛이 난다는 사실을 의미함을 그 누가 알고 있으랴? 검은색을 어둡다고 보는 사람은 까마귀만 모를 뿐 아니라 검은색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물은 검기 때문에 능히 비출 수 있고 옻칠은 까맣기 때문에 능히 비추어 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색깔이 있는 것치고 광채가 없는 것은 없고,형체가 있는 것치고 맵시가 없는 것은 없다.
아름다운 여인을 관찰할 수 있다면 시(詩)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인의 고개 숙인 모습에서 그녀가 부끄러워하고 있음을 보고,턱을 괸 모습에서 그녀가 원망하고 있음을 보고,혼자 서 있는 모습에서 그녀가 그리워하고 있음을 보고,눈썹을 찡그린 모습에서 그녀가 수심에 가득 차 있음을 보고,난간 아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파초 잎사귀 아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누구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그녀가 재(齋)를 올리는 스님처럼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진흙 소상(塑像)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지 않는다고 책망한다면 이는 양귀비(楊貴妃)에게 치통을 앓는다고 꾸짖고 전국 시대의 미인 번희(樊姬)에게 쪽을 찌지 말라고 금하는 꼴이며, 미인의 맵시 있는 걸음걸이를 요망하다고 나무라고 춤추는 자태를 경망하다고 질책하는 격이다.
(……) 세속의 무식한 사람들은 재를 올리는 스님이나 진흙 소상처럼 미인을 가만히 고정시키려 하겠지만,미인의 춤사위와 걸음걸이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경쾌하고 맵시 있게 되고,앓는 이와 쪽찐 머리는 다 나름대로 자태가 있는 법이다.
과학 기술과 통신 수단의 급격한 발달 등으로 인해 오늘날 세계는 '지구촌 이웃'이라는 인식이 가능할 정도로 통합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상황에서 한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문제는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의 문제로까지 복합적 양상으로 부각되어 상호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한층 더 많이 초래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테러나 전쟁과 같은 반인간적인 행위로 비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논리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 강구와 함께 그것을 최소화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문명권과 문명권,국가와 국가,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지양하고 우애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서로의 참모습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갖추어질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을 최소화하고 대상을 다양한 시각과 심화된 인식을 바탕으로 바로 보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시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적절한 예를 들어 서술했는가,제시된 논지의 의의를 정확히 파악했는가,파악된 의의들 사이의 연관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가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stonelee@megastud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