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113명의 청소년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이 28명,고등학생이 85명이었다. 자살이유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가정불화였고 그 다음이 염세비관이었다. 만약 이들에게 맘을 털어놓고 대화할 수 있거나 조언 혹은 위로의 말 한마디 받을 상대가 있었다면 이들은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아니라도 청소년에게서 힘든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모습은 많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공개된 상담게시판만 해도 하루 약 스무 개의 고민이 올라온다. 청소년 고민 상담전화 1388에는 한 달에 많게는 1만 건,보통 6000~7000건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살 청소년이 많은 것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학교만 하더라도 고민 상담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목표가 많은 학생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있는 '상담부'는 형식적인 부서일 뿐 학생들의 상담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이라도 하듯,지난 6월에 나온 '학교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한 설문에서 청소년 중 절반(48.7%)에 가까운 학생들이 첫 번째 불만으로 '상담교사의 부재'를 꼽았다. 현재 청소년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관 중 손 꼽을 만한 곳은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운영하는 1388 청소년 전화 정도다.

전화상담은 익명성을 보장해 주지만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낯설어 처음에 다가가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이 친숙하게 찾을 수 있는 상담기관이 필요하다. 물론 상담받은 학생을 만났을 때 학생이 껄끄러워 하지 않도록 상담교사가 배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도 힘듦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낯설어 하는 학생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학생에게 '공부는 왜하니?'라고 물으면 '커서 돈 잘 벌려고요'라는 대답이 나온다. '돈을 왜 잘 벌려고 하니?'라고 물으면 결국 나오는 대답은 '행복하게 살려고요'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청소년이 '조금만 더 버티면 돼. 이제 곧 어른이야'라는 생각 대신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나의 무리한 욕심일까?

조선 생글기자(서문여고 2년) kongzz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