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이란 쉽게 말하면 글자를 적을 때 '이렇게 하자'라고 약속해 놓은 것이다.

우리말 맞춤법에 들어가는 기본 열쇠는 두 개다.

하나는 '소리적기'이고 다른 하나는 '형태 밝혀 적기'이다.

우선 '소리적기'의 요체는 어떤 단어가 '까닭 없이' 된소리로 나면 그대로 적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뒤집으면 '까닭'이 있으면 비록 된소리로 나더라도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즉 원형을 밝혀 적는다는 얘기다.

'소리적기'와 '형태 밝혀 적기'는 여기서 접점을 찾게 된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이 '까닭'에 해당하는 것만 알아두면 대부분의 된소리 적기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까닭'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다음 단어들을 유심히 살펴보자.

(가)깍두기, 왁자지껄, 폭삭, 떡갈나무, 색시, 꼭두각시, 약삭빠르다, 북적거리다, 쑥덕거리다, 득달같이

(나)몹시, 덥석, 맵시, 법석, 납작하다, 밉살스럽다, 집적거리다, 업신여기다

공통점을 찾았다면 이미 된소리 적기의 절반은 이해한 거나 마찬가지다.

바로 'ㄱ,ㅂ' 받침이 들어가는 단어들이다.

'까닭'에 해당하는 첫째 단계는 'ㄱ,ㅂ 받침 뒤에서는 된소리로 나더라도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원리는 'ㄱ,ㅂ이 받침으로 쓰일 때는 소리가 폐쇄되므로 뒤따르는 음절이 자연스럽게 된소리로 발음된다.

따라서 굳이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러면 '짭짤하다'나 '쓱싹쓱싹' 같은 것은? 첫째 단계를 적용하면 이런 말은 '짭잘하다,쓱삭쓱삭'이라 해야 맞을 텐데 이들은 그렇지 않다.

'쌕쌕, 싹싹하다, 씩씩하다, 쌉쌀하다,씁쓸하다,딱따구리, 찝찔하다.' 모두 ㄱ,ㅂ 받침 뒤이지만 이들은 소리 나는 대로 된소리로 적는다.

그런데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둘째 단계는 첫 번째 '까닭'에 해당하는 말들의 단서 규정이다.

즉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나는 경우는 ㄱ,ㅂ 받침 뒤에서도 된소리로 적는다'는 것이다.

같은 소리로 겹쳐 난다고 인정되는 말은 같은 글자로 적기로 한다.

이 원칙은 비록 ㄱ,ㅂ 받침이 아니더라도,또 된소리가 아니더라도 두루 적용된다.

'밋밋하다,누누이,녹녹하다(물기가 섞여 말랑말랑하고 부드럽다)' 등이 그런 경우이다.

마지막 단계는 '합성어'에 대한 고려이다.

이때도 역시 뒷말이 된소리로 나더라도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

합성어란 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므로 그 원형을 살려 적는다는 취지이다.

그래서 '눈곱(눈+곱)' '눈살(눈+살)'을 눈꼽,눈쌀로 적지 않는다.

'울상(-相),울적(鬱寂)'과 같이 어원이 알려진 경우도 마찬가지로 형태를 밝혀 적는다.

'얼음장,구들장'과 '팔짱'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앞의 '-장'은 '조각'이란 뜻을 담고 있는 독립된 말이므로 '-짱'으로 적지 않는다.

그러나 '팔짱'에서의 뒤붙이 '-짱'은 어디서 온 말인지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팔장'이라 하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신문에 난 다음 제목이 왜 틀렸는지를,굳이 평소에 알던 단어가 아닐지라도 구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日 니혼햄,수입쇠고기 국산 위장 … 창업자 일가 줄줄이 '혼줄'>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 글쓰기 첫걸음 >

순서가 흩어져 있는 다음 문장들을 맥락에 맞게 정리해서 한 문단을 만들어보자.

①다만 그들의 경우 정도가 더 뚜렷하고 강하기 때문에 우리들 눈에 띈다고 보는 것이 훨씬 더 개연성이 있으며,이는 이따금 정상적인 어린이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②그 시기에 형성된 부모의 어느 한쪽에 대한 사랑과 다른 한쪽에 대한 증오심은 훗날 신경증 증상에 아주 중요한 부동의 심리적 자극재료이다.

③어른이 되어 정신신경증을 앓게 되는 환자들의 경우,어린 시절 정신생활에서 부모가 중대한 역할을 한다.

④부모를 향한 그들의 애정 어린 소원이나 적대적 소원은 대부분 어린이들의 정신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⑤그러나 나는 정신 신경증 환자들이 절대적으로 새로운 것,그들만의 특유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정상적인 다른 인간들과 극명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