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 각 제시문은 에너지와 관련된 공통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 주제와 관련된 다른 예(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제시문에 들어 있지 않은 것)를 기술하고,미래 사회에서 이 주제와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1.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1101~1200자 이내로 논술하시오.

2.제목은 쓰지 말고 특별한 표시를 하지 마시오.

3.제시문 속의 문장을 그대로 쓰지 마시오.

4.반드시 본교에서 지급한 필기구를 사용하시오.

5.본교에서 지급한 필기구를 사용하지 않거나 답안지에 특별한 표시를 한 경우(예 ; 감사합니다,끝 등),지정된 분량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에는 감점 또는 0점 처리합니다.



[가]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곧은 소리는 곧은/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나타나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높이도 폭도 없이/떨어진다.


[나] 지구의 대기는 거대한 열기관 같은 작용을 한다.

태양 광선은 극지대보다도 적도 근처가 더 강렬하기 때문에 적도의 공기를 데워 상승시킨다.

상대적으로 훨씬 차가운 극지의 공기는 상승된 빈 공간을 채우려고 이동하게 된다.

이런 공기의 흐름은 항상 지구의 자전이나 지역적인 대기의 조건으로 교란당하고 있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바람이 생긴다.

이들 힘은 서로 영향을 미쳐 온화한 서풍이 부는가 하면 북극에서는 질풍이 되어 휘몰아친다.

때로는 한 시간에 800km나 달리는 회오리가 일어나 일부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또한 바람에 의한 것이다.

바람은 인류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현대의 항공기마저도 1만m 이상 상공에서는 시속 약 300km로 부는 제트 기류를 이용하여 비행하고 있다.


[다]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밥을 먹듯이 식물도 토양 속에 있는 유기물을 섭취하여 생장한다고 생각했었다.

17세기 중엽에 헬몬트는 버드나무를 일정량의 흙이 들어 있는 화분에 심어 5년 동안 물만으로 기른 후 무게를 측정한 결과 토양이 감소된 양보다 버드나무의 생장량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는 식물은 흙이 아니고 물을 재료로 하여 성장한다고 생각하였다.

그 후 영국의 프리스틀리는 식물이 양초의 연소와 동물의 호흡에 필요한 기체를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1779년 잉겐호우스는 식물이 산소를 만드는 기작(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1845년 마이어는 식물이 빛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시킨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또 1880년 엥겔만은 엽록체에 함유되어 있는 엽록소가 햇빛의 특정 파장을 흡수하여 광합성을 한다는 것을 녹조류를 이용한 실험을 통하여 규명하였다.


[라] 반딧불이의 배에 달린 화학 전구는 '차가운' 고효율의 빛을 낸다.

보통 전구는 에너지의 3~5%만을 빛으로 바꾸고 나머지는 열로 발산한다.

이에 비해 반딧불의 효율은 90%에 가깝다.

반딧불은 빛을 내는 특정 물질과 빛을 내게 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 특수 세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산소가 공급되면 유기 화합물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여 특정 효소가 빛을 내는 물질을 산화시켜 고에너지 상태의 불안정한 물질로 전환시킨다.

이 고에너지 물질이 안정된 물질로 전환되면서 그 에너지 차이만큼 발산하는 빛이 반딧불이다.

빛의 세기와 간격은 종에 따라 다르다.

전 세계 1900종,우리나라에만 8종이 있는 반딧불이는 이런 불빛 신호의 차이로 서로를 구별한다.


[마] 지각 바로 밑에는 마그마라고 불리는 용암과 가스의 층이 있다.

마그마는 대략 섭씨 1800도까지 끓어오르고 있다.

이 용융물은 방사성 물질의 강력한 붕괴에 의해 발생한 지표 밑의 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끓어 오르는 마그마는 지각의 균열을 찾아 폭발하는 일도 있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식어가는 마그마에서 나온 뜨거운 가스가 지하수를 데워 그 지하수가 간헐천으로 분출하는 일도 있다.

대기 중의 모든 기체,바닷물,대부분의 육지는 수십억 년 동안에 걸쳐 화산에 의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화산학자들의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록된 화산 활동 중 몇 차례의 분화는 원자폭탄의 폭발보다도 훨씬 큰 것이었다.


[바] 증기기관은 열로 물을 가열하여 액체 상태의 물을 기체 상태인 수증기로 변환시키고 이때 부피가 팽창하는 힘을 이용하여 피스톤을 양 방향으로 교대로 밀어주는 왕복 운동을 한다.

이 직선 운동을 크랭크로 연결하여 회전 운동으로 전환시켜 바퀴와 연결하면 증기기관이 되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석탄과 같은 고체 화석 연료이다.

증기기관은 부존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석탄을 이용하며,기관의 크기가 크고,조작의 불편함 등 여러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내연 기관의 발명이 이어졌다.

내연 기관은 같은 탄화수소이지만 석탄과 같이 고체가 아닌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를 이용하므로 기관의 크기나 모양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탄소가 10개 내외인 분자들로 이루어진 휘발유를 실린더 내에서 산화시키면 분자들의 갯수가 늘어나면서 부피가 증가하므로 팽창하려는 힘이 생겨 증기기관과 같은 원리로 회전 운동을 하게 된다.

증기기관이나 내연 기관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므로 부존 자원의 한계가 있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불완전 연소 및 연소의 부산물들에 의한 환경 오염 문제가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사]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머언 바다로/배를 내어밀듯이,/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베갯모에 놓이듯 한 풀꽃더미로부터,/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부터,/아주 내어밀듯이,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나를 밀어 올려 다오./채색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으로 가는 달같이는/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향단아.


[아] 태양의 핵은 고온 고압의 기체 상태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물질은 전자가 모두 떨어져 나가고 핵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핵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며 서로 충돌해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태양의 핵에서는 4개의 수소 원자핵이 융합하여 헬륨 원자핵으로 변환되는데,이 때 생긴 질량 손실에 해당하는 양의 막대한 에너지가 감마선의 형태로 방출된다.

핵에서 방출된 감마선은 근처의 물질과 충돌하여 가열하는 동시에 자기의 에너지를 일부 상실함으로써 보다 에너지가 적은 전자파,즉 파장이 더 긴 엑스선이나 자외선 등으로 변환된다.

또 일차 생성물들이 주위의 물질과 다시 충돌하여 일부 에너지를 빼앗기고 점점 더 파장이 긴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등으로 변하게 된다.

약 46억년 전 태양이 형성될 때 태양 내부는 전체가 현재의 태양 표면의 화학 조성과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핵융합은 중심부인 핵에서만 일어나므로 이곳에서는 수소의 소모가 급격히 증가한다.

태양 반경의 4분의 1 되는 위치에서의 수소 함량은 아직도 표면과 동일하지만,더 내부로 갈수록 수소 함량은 급격히 감소한다.


[ 논술 해설 ]

자연계 논술에 웬 詩 두 편? 당황했지! '미래의 에너지' 문제 폭 넓게 생각해봐!!

경희대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자연계열 논술 문제는 전년도 수시 2학기 문제와 달리 제시문이 여덟 개나 나오고,시 두 편을 제외하고는 그 내용도 과학 탐구와 관련된 것이라 많은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거야.그러나 다시 한 번 살펴보면,작년의 경우와 같이 제시문의 공통 주제를 파악케 하고 그와 관련하여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쓰도록 하는 과제이므로,결국 같은 유형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

경희대는 동·서양의 과학,전통과 첨단 학문을 함께 연구하여 과학 문명과 정신 문화의 조화를 이루고 세계의 문화와 복지에 이바지하겠다는 건학 이념을 내세웠기 때문인지,논술 고사에서도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현상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요소를 찾아 그것이 실제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과제로 내는 경향이 있어.요즘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간의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자주 나와서인지 문학 텍스트를 곁들이기도 해.

그래서 수시 1학기 논술 문제도 제시문에 나타난 공통 주제를 파악하고,공통 주제인 '에너지 전환'과 관련 실생활에서의 사례를 제시하게 한 뒤 미래의 연구 방향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서술하도록 했나 봐.에너지 전환이나 보존과 관련된 문제는 현재 전 지구적 과제인 환경 문제,특히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온실가스 배출 등의 현안과 관련하여 과학 탐구뿐 아니라 사회,경제,가치관의 문제와도 연관시킬 수 있는 시사적인 이슈야.비단 입학 시험에 나온 과제라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자손과 인류를 위해서도 꼭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이지.

경희대보다 며칠 앞서 실시된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성균관대 논술 고사에서도 같은 주제가 출제된 것을 보면,에너지 관련 문제는 보편적인 관심사라고 할 수 있을 거야.

경희대 논술 고사의 제시문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김수영 시인의 시 '폭포'와 서정주 시인의 시 '추천사',생물 교과서에 실린 '광합성' 단원,미첼 윌슨(Mitchell Wilson)의 '에너지의 신비'를 발췌하는 등 동양과 서양,그리고 시에서부터 과학 서적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활용했어.장기적으로 자연계열 논술은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묻는 문제보다는 일상생활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자연 현상을 주어진 과학 이론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돼.

이번 수시 1학기 논술 고사에서 그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면 돼.그러므로 생물 물리 화학 지구과학을 분리하여 지식을 암기하기보다는 과학탐구 전 영역을 넘나들면서 자연 현상 간의 연관 관계를 찾고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

그러면 여러분들이 글을 쓸 때 어떤 항목을 꼭 언급해야 하는지 지적해 보자.자연계 논술은 주관적인 주장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과학과 관련된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글의 표현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 그 내용은 대부분 유사하고 구조도 일정해.

열역학 법칙에 따르면 모든 에너지는 생성되지도 소멸되지도 않으며 단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이 일어날 뿐이라고 해.이 에너지의 전환은 방향성이 있어서,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일어나는 거지.

반딧불이는 유기 화합물을 산화시킨 고에너지 상태의 물질이 안정된 물질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발산하여 빛을 내.폭포는 물이 낙하하면서 위치에너지 일부가 운동에너지로 전환하지.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빛에너지가 필요하며,이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시켜.증기기관도 에너지 전환을 이용한 운동 기관이야.화석 연료를 사용하여 열에너지로 물의 상태를 변화시키고,이 때 생기는 부피 팽창의 힘을 피스톤과 크랭크를 통해 운동 에너지로 전환시키기도 해.

이 밖에도 우리 주변에서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현상 및 운동을 자주 볼 수 있을 거야.생명체의 생존 조건인 호흡 과정에서도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체온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는 데 이용되기도 하지.추울 때 손을 비비면 따뜻해지는 이유도 마찰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전환되었기 때문이야.이처럼 에너지 전환은 우리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그러나 이러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 손실은 매우 크게 마련이야.실제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본래의 에너지원 중 일부에 불과해.특히 자연 현상보다 인공적인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더 크지.반딧불이가 빛에너지를 낼 때의 효율은 90%인데,전구의 효율은 3~5%에 불과하니까.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할 때 그 목적에 맞는 에너지로의 전환 방향과 방식에 따라 효율을 따져야 해.주어진 양의 에너지로 손실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미래 사회의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야.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화석 연료로부터 얻는 것이 많아.그러나 화석 연료의 양은 한정되어 있고,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으로 에너지 요구량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의 개발도 필요하지만,현재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하겠지? 예를 들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면,이 열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거나 발생하는 열의 양을 억제해서 연료 소비를 줄여야 해.열병합 발전소를 보면 전기 에너지가 생길 때 나오는 열을 난방에 이용해서 따로 난방을 위해 화석 연료를 소모하지 않아도 됨을 알 수 있어.어때? 이제 좀 알겠지?

임혜빈 Sㆍ논술 선임연구원 imhaeb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