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속에 있는 쟁점을 스스로의 관점서 파악

[이석록의 파워 논술특강] 66. 쟁점의 눈으로 읽어라
논술은 그 성격상 쟁점이 있는 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그 주장을 설득적으로 전개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논술이 되기 위해서는 논제와 제시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쟁점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물론 그 쟁점이 명시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글 속에 포함되어 있는 쟁점을 스스로의 관점을 가지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쟁점이 드러나는 논술 문제는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드러내는 두 지문 이상의 글을 주기도 하지만,단순하게 찬반의 구도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각적인 구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어진 제시문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유형의 문제가 주어지면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하여 쟁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기반을 둔 입장과 관점을 제시하면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물론 애매한 절충적인 입장에 서서 논의를 전개하기보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논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음 각 제시문에 나타난 '앎'을 개념화하여 설명하고,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앎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서로 비교하여 논술하시오. (2003학년도 고려대)


주어진 과제가 제시문을 개념화하여 앎의 종류를 파악하고,그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논술하도록 하는 쟁점이 있는 논술 문제이다.

우선 주어진 지문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가)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로얼드 호프만의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의 일부분으로 화학자가 어떠한 마음으로 화학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를 다양한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앎이 과학 지식임을 제시하고 있는데,과학 지식은 이 세상의 어떤 부분에 대한 믿을 만한 지식을 추구하고 그런 지식을 이용하여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음을 밝히고 있다.

(나)섹스투스에게서는 친절을 배웠다.

또 그로 인해 부성애로 다스려지는 가정의 전형을 알게 되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사상을,거만에 물들지 않은 근엄함을,친구의 생각을 중히 여기고 그 희망을 따르는 마음씨를 배웠다.

그리고 무식한 무리들에 대해서도 관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인간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인간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여기서 말하고 있는 여러 덕목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실천적 지혜는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앎이 된다.

(다)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공자가 말하였다.

"유야! 네게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이 지문으로 보아 아는 것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분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의 앎은 분별적 지식 또는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적 앎이다.

(라)로마인들은 도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즉 도로를 어떻게 닦고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해야 할지 그리고 그것들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로마 도로의 영구성은 오늘날에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20세기를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사용해 왔는 데도 수백 마일의 로마 도로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로마의 남쪽에서부터 나폴리와 브린디시까지 갈 수 있는 아피아 가도는 오늘날에도 많은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

로마인들은 집요한 끈기를 가지고 도로를 건설했는데,배수구를 만들기 위해 땅을 깊이 파고 모래와 자갈 그리고 잘게 부순 돌로 도랑을 채웠다.

그 다음에 도로의 중앙부는 돌을 잘라서 만든 벽돌로 딱 맞게 짜 맞추어 사람,말,마차의 바퀴가 밀리지 않도록 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벽돌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도로의 포장 재료로 쓸 수 있을 만큼 단단하다.

여기에 나타난 앎은 도구적 지식 또는 기술적 지식이다.

이러한 앎은 그 앎을 활용하여 유용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도구이므로 그 가치는 유용성에 있다.

결국 네 개의 제시문은 이들 중에서도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대표적인 앎들을 예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개념화시켜 표현한다면 과학자의 앎,이치에 따라 삶을 운용하는 실천적 지혜,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적 앎,그리고 앎을 활용하여 유용한 결과를 끌어오는 도구적 지식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여러 앎들을 비교하고 이들이 현실 사회에 대해 갖는 의미를 검토함으로써 그들의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능력이 있다면,이는 보다 높은 차원의 앎이 될 것이다.

논제는 제시문에 나타난 네 가지의 앎 중에서 현대 사회에서 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하나를 선택하여 나머지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다.

이는 물론 제시된 앎들 중에서 어느 하나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도 아니고,나머지 셋이 비교적 덜 중요해서 경시되어도 좋다는 의미도 아니다.

논제의 요점은 수험생이 여러 앎들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능력이 있는지,그리고 이 종합적 사유를 통해 도달한 결론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는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이다.

제시된 네 가지 앎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다른 앎과의 비교를 통해 밝혀야 한다.

이 때에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닌 앎들의 장·단점을 평가하면서,자신이 선택한 특정 앎의 중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결국 논의 과제나 제시문을 쟁점의 눈으로 파악할 때 논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stonlee@megastud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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