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각종 경제지표 외에도 경기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재정경제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Green Book)'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그린북의 공식 명칭은 '최근 경제동향'이지만 그린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책 표지가 녹색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동향 보고서를 표지 색깔을 따 '베이지북(Beige Book)'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린북이 담고 있는 경제동향은 크게 해외경제와 국내경제로 나뉜다. 비중으로 치면 국내경제가 90% 이상이다. 국내경제는 다시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수출입 등 지출 부문 △산업생산 서비스업 활동 등 생산 부문 △고용 금융 국제수지 물가 부동산 경기종합지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그린북이 다루는 분야는 총 13개라고 할 수 있다.

13개 분야 중 경제전문가들과 언론이 주목해서 보는 부문은 민간소비다. 설비투자 건설투자 서비스업활동 등에선 통계청의 통계치를 다시 인용하고 설명해 놓고 있지만,민간소비에선 백화점 할인점 등의 매출동향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의 속보치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7일 발표된 그린북을 보면 전달인 8월의 백화점 매출이 작년 8월에 비해 1.7% 감소한 것으로 돼 있다. 백화점 매출은 작년 초 이후 계속해서 증가율을 보여왔었다. 이를 보고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고소득층의 소비도 줄고 있다'는 해석을 내린다. 그린북은 2005년 3월 처음으로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