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크래프트의 황제'로 불리는 임요환이 군에 입대하면서 프로게이머가 다시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임요환의 군 입대에 대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팬 100여명이 "프로게임의 역사 중 가장 슬픈 날" "가장 위대한 프로게이머를 잊지 못할 것" "황제여 영원하라"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또한 얼마 전 개최된 e스포츠박람회에선 많은 외국인들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프로리그가 운영되는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들이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열띤 취재를 하기도 하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6개 초등학생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래 희망직업 1위는 프로게이머로 나타났다.

프로게이머가 어린이들의 희망직업 1위가 된 이유는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가장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이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임에 빠져 사는 어린이들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며 살 수 있는 프로게이머가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는 입상과 소속회사의 홍보를 위해 각종 컴퓨터게임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이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e스포츠협회에 정식 등록된 프로게이머의 숫자는 324명.공인대회에서 2회 이상 입상한 뒤 소양교육을 마친 선수들이다.

소양교육 이수만을 남겨놓은 등록 대상자(3명)와 공인대회에서 1회 입상한 준프로게이머(258명)까지 합하면 600명에 육박한다.

협회에 등록된 공식 게임단은 삼성의 '칸',KTF의 '매직엔스' 등 13개 팀이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이들 팀에 소속돼 있거나 무소속으로 활동한다.

여성으로 프로게이머로 등록한 경우가 일부 있지만 여성리그가 없어진 후 현재 5명 이내의 선수만이 활동하고 있는 편이다.

프로게이머들의 평균 연령은 20.5세이고,이 가운데 45%가 대학 재학생이며 하루 평균 9시간30분 동안 연습을 한다.

전체의 84.2%가 27세 이전에 은퇴할 것을 고려하고 있어 선수 수명이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해 짧은 것이 특징이다.

프로게이머들에게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게임이 좋아서'(40.6%)란 답이 가장 많았고 '게임을 제일 잘해서'(23.9%),'주위의 권유로'(9.7%),'수입이 많을 것 같아서'(8.4%) 등이 뒤를 이었다.

프로게이머가 실제로 일하는 환경을 보면 극단적으로 밝거나 혹은 부적절한 조명에 노출되고,무리가 될 정도로 정신을 집중해야 하며,항상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며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적 활동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프로게이머들은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거나 신체를 신속히 움직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손이나 손가락을 이용해 복잡한 부품을 조립하거나 정교한 작업을 하며,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자극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일에 집중하며,신체를 사용해 기계나 기구를 정확한 위치로 빠르게 움직이는 능력도 중요하다.

프로게이머는 무엇보다 컴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하고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게임을 빨리 배우고,게임을 잘 분석해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랜 시간 컴퓨터와 함께 생활해야 하므로 참을성과 인내심도 필수다.

성격 면에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장애가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참고 견디며,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정보를 분석하거나 논리를 사용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적합하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는 단일대회에서 공인 게임종목별 상위 순위자 각 8명 이내에 입상하거나 리그대회에서 공인 게임종목별 상위 순위자 각 16명 이내에 입상한 자 중 프로게임협회에서 실시한 소정의 소양교육을 이수한 후 프로게이머로 등록하면 된다.

공인게임대회에서 1회만 입상했을 때 준프로게이머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프로가 되기 위한 준비단계로 볼 수 있다.

프로게임단에 입단하려면 대회 입상경력이 중요하다.

프로게임단의 감독들이 평소 각종 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스카우트하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로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려면 대학,전문대학에 설치된 컴퓨터게임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학교나 학과에 따라 프로게이머가 지원할 때 가산점을 주거나 특례입학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프로게이머들의 57%가 컴퓨터와 통신을 전공했다.

이 밖에 인터넷 게임 전략을 가르치는 사설학원도 있다.

프로게이머의 일년 평균 임금은 3098만원으로 2004년 중앙고용정보원 산업·직업별 고용구조조사(WIC-OES) 전체직업 일년 평균 임금보다 높았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은 평균 4340만원의 연봉을 받는 반면 기업의 후원을 받지 못하는 게임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의 연소득은 1000만원에 못 미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요환과 같은 유명 선수는 연봉이 2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으며 연봉 1억원 이상인 선수도 10여명이나 된다.

프로게이머들은 은퇴 후 희망 직업으로는 '해설자,감독 등 e스포츠 관련 직업'(43.0%)이 가장 많았고 '게임관련 회사 취업'(12.7%),'학업 지속'(11.4%) 등의 순이었다.

프로게이머들이 바라본 향후 일자리 전망은 '많이 늘어남' 14%,'늘어남' 52%,'변화 없음' 24%,'줄어듦' 10% 등으로 조사돼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했다.

국내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뿌리내리면서 외국 게이머들의 한국행도 줄을 잇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도 프로게임이 활성화되면 국내 프로게이머들의 활동 무대 또한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단체로 한국프로게임협회(http;//www.e-sports.or.kr/)가 있다.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