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일들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그에 대해 잘못된 편견이 자리잡는다. 하지만 사회가 점차 개방적이고 다양화되면서 이러한 편견과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동성애'가 대표적인 예다.

서울대학교 동성애 동아리인 '큐이즈'는 성적소수자들의 학내 매체인 '퀴어플라이'를 최근 창간했다. '큐이즈'측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대학 동성애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며,잡지의 발간은 성적 소수자와 사회의 소통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큐이즈'는 1995년 '마음 001'이란 이름으로 결성되어 1999년 서울대 동아리로 등록되었다.

서울대 외에 연세대 '컴투게더',고려대 '사람과사람',성균관대 '성퀴인' 등 주요 대학마다 동성애 동아리들이 있다. 레즈비언들의 동아리인 이화여대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는 매년 '레즈비언 문화제'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1200만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는 금기시 되어 왔던 동성애 코드를 본격적으로 부각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사회적 금기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예술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동성애 코드는 '왕의 남자' 이후 드라마,CF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동성애 문화가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학교 교육은 미흡한 실정이다. 성적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청소년기에는 일시적으로 동성에게 정서적 동일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이 때 이들을 잘 지도해 주지 않을 경우 실제로 자신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동성애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케이블/위성 M-net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 '성교육닷컴'은 지난 6월 청소년들의 동성애 문제를 다루었다. 드라마 형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동성애자들의 고민,동성애자에게 행해지는 학교 폭력,일반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전달하며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동성애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학교 3학년만 돼도 입시체제로 돌입하는 상황에서 권장 사항에 불과한 성교육에,그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동성애 문제에 따로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것이 학교 현실이다. 은광여고 이상호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최대 관심이 대학입시인 현실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성교육을 시킬 엄두를 못내는 것이 현 교육의 실정이다. 비록 표면화되어 알게 되는 사건이라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성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의 포용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동성애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동성애 사이트 등 은밀한 영역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동성애자들은 장애자처럼 사회에서 배척당하기 쉬운 소수자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사회와 멀어지지 않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올바른 교육과 넓은 사랑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재연 생글기자(은광여고 2년) clpgg04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