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라고 수리논술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쳐!!

각 대학 수시1학기 논술에서 수리논술에 해당하는 문제가 인문,자연계열 모두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어.인문계의 경우 수리논술의 배점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이화여대의 발표에 따르면 많은 학생들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뤄지지 못했고 답안작성이 매우 미흡했다고 그래.이는 학생들이 평소 계산과 풀이에만 익숙할 뿐,문제의 접근 과정이나 풀이의 설계방법과 관련된 자신의 사고과정을 표현하는 연습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지.

따라서 여러분은 남은 기간 각 대학의 논술 경향을 파악하고 기출문제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연습을 해야 하며 반드시 해당 문제의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필요해.여러분,힘내고 선생님과 함께 이화여대 수시 1학기 논술 문제를 풀어보자.

◆논제1 해설(인문·자연 공통)

문제의 분수시계가 작동하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직전까지로 총 16번의 정각을 표현하게 돼.분수시계는 매 정시에 물줄기의 조합이 변함으로써 시간을 나타내는데 16번의 정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16가지 이상의 물줄기 조합이 필요하지.5가지 색의 물줄기 중 3가지 이상의 물줄기로 분수대를 표현하므로 3가지,4가지,5가지의 물줄기로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살펴보면 될거야.

5가지 물줄기 중 3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개(= 5C3),4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5개(= 5C4),5가지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개(= 5C5)가 된다.

따라서 5가지 색의 물줄기 중 3가지 이상의 물줄기를 이용해 원하는 16번의 정각을 표현할 수 있어.

그러나 문제에서는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아닌 분수시계를 설계하라고 했음에 유의해야지! 수시 1차 시험 후 상당수 학생들이 문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있었어.풀이를 하기 전 문제를 자세히 읽어 답변을 빠뜨리거나,문제에서 요구하는 답변이 아닌 엉뚱한 답변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예를 들어 분수시계로 표현해야 할 정각의 시간 6시부터 21시 중 오전과 오후의 경계가 되는 12시 정오는 가장 화려할 것으로 예상되는 5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해 많은 사람들이 분수를 보고 정오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고,오전 6시,9시 그리고 오후 3시,6시,9시와 같은 3의 배수의 시간에는 4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하고,그 외의 시간에는 3가지 색의 물줄기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그리고 3가지 이상의 물줄기로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의 수는 16가지이므로 같은 조건으로 24시간 동안 작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겠지.하지만 24시간 동안 작동하도록 분수시계를 설계하고자 한다면 분수대에 물줄기가 2개 이상 나오도록 조정해 2가지 이상의 물줄기를 이용해(= 5C2+5C3+5C4+5C5=26) 표현하면 될 것이다.

또는 오전,오후의 구분없이 오전 1시와 오후 1시를,그리고 오전 2시와 오후 2시를 동일한 물줄기로 표현하도록 한다면 12개의 경우의 수로 모든 시간이 표현 가능하므로 분수시계를 24시간 동안 작동하도록 할 수 있겠지.

◆논제2 해설(인문·자연 공통)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갖고 있으므로 취사선택의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되는데,합리적인 결정방법을 통해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경우를 선택해야 돼.주어진 표를 살펴보면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 모두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10만원씩 증가함에 따라 만족도의 증가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여기서 일정한 기간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겠지.그 변화폭이 세 가지 상품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을 10만원 저렴한 것을 살 때 줄어드는 만족도의 양(a)과 그 저렴한 것을 구입함으로써 생긴 여윳돈으로 또 다른 하나의 제품을 10만원 비싼 것을 살 때 증가하는 만족도의 양(b)을 비교해 만족도의 변화량(=b-a)이 최대가 되는 제품을 선택하면 될거야.

현재 가지고 있는 90만원의 예산으로 각각 30만원 가격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한다고 생각하보자.그때의 만족도는 104가 되지.그리고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의 가격이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감소할 때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12,-7,-6이 되고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증가할 때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8,4,3이 된다.

이때 위에서 설명한 만족도의 변화량(=b-a)이 최대가 되는 경우를 찾아보면 만족도가 가장 적게 줄어드는 전자수첩을 10만원 저렴한 것을 구입하고,만족도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휴대폰은 10만원 더 비싼 것을 구입하면 만족도의 총량이 2(=8-6) 증가하게 되겠지.따라서 각각 30만원 가격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휴대폰 40만원,MP3 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만족도를 크게 할 수 있는 제품의 선택이 된다구.알겠지?

같은 방법으로 현재 휴대폰 40만원,MP3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의 가격에서 10만원 줄어들 때의 만족도의 변화량이 각각 -8,-7,-9이고 10만원 증가할 때의 만족도의 변화량이 5,4,6임을 알 수 있다.

이때 10만원 저렴한 것을 살 때 감소하는 만족도의 최소값이 7인데,그 아낀 10만원으로 다른 제품을 살 때 증가하게 되는 만족도의 최대값은 6이므로 그와 같은 선택을 할 경우 전체의 만족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어.

따라서 만족도가 최대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산 90만원으로 휴대폰 40만원,MP3플레이어 30만원,전자수첩 20만원의 제품을 구입해 만족도를 106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는 말씀이야.

논제2의 다음 문제는 주어진 표와는 달리 단위가격당 만족도의 증가량이 일정하고 그 크기가 휴대폰 > MP3플레이어 > 전자수첩 순인 경우('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예산의 변화에 따른 선택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는 문제야.

예산이 150만원 이상인 경우 세 가지 상품 모두 50만원의 제품을 구입하면 될 것이고,그 이하의 예산을 가지고 있다면 전자수첩이 만족도의 변화폭이 제일 작으므로 10만원씩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해 나가면 되겠지.

같은 방법으로 110만원 미만의 예산을 갖고 있는 경우 그 다음으로 만족도의 변화폭이 작은 MP3플레이어를,70만원 미만의 예산을 갖고 있는 경우 휴대폰을 10만원씩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겠지.예산이 30만원이 되지 않는 경우는 10만원의 휴대폰,MP3플레이어,전자수첩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도 수치를 비교해 선택하면 될거야.

이는 문제의 주어진 조건에 따라 제품 세 가지를 하나씩 모두 구입하는 경우에 대한 설명이 되겠고 세 가지 물품 중 두 가지를 구입하는 경우도 가능하다고 한다면 10만원의 제품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도와 타 제품의 단위가격당 만족도의 변화량의 크기를 비교해 10만원의 제품을 구입한 채 다른 제품을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가격을 낮출지,아니면 10만원의 제품을 포기할지 살펴보면 돼.

아는 주제 나왔다고 문제와 상관없는 것 막 쓰면 안돼!!

◆논제5 해설(인문·자연 공통)

5.제시문 (가)의 '나'와 제시문 (나)의 '역사수정주의자'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제시문 (가)의 '나'와 제시문 (나)의 '역사수정주의자'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지 없는지,반성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차이점이겠지.하지만 달랑 이렇게 한 줄만 쓸 수는 없잖아? (가)에서 화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성의 성격이나 (나)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의 반성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를 서술해야 할 거야.(가)의 화자는 자신이 무진을 떠남으로써 이루어지는 이별이 잠정적인 이별임을 강변하고 있지만,그것이 얼마나 비겁하고 교활한 자기 합리화에 불과한 것인지를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표지판을 통해 깨달아서 부끄러움을 느낀 거야.(나)의 역사수정주의자들의 경우에는 다른 일본인들의 정당한 역사적 반성을 '자학 사관'이라고 비판하면서 반성의 부당함 혹은 불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는 점에서 (가)의 화자와는 대조적이지.

◆논제6 해설(인문·자연 공통)

6.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제시문 (라)의 화자가 보여주는 한계를 비판하시오.

제시문 (다)는 지나친 자책이나 부끄러움,반성이 오히려 병이나 비겁함일 수 있음을 지적하는 글이지.즉 진솔한 반성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과도한 반성은 오히려 자기 합리화나 자기 과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어.제시문 (라)는 우리가 잘 아는 윤동주의 '서시'야.'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화자의 태도를 통해서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한 인식과 역사 속의 자신에 대한 반성,순수한 삶에 대한 소망을 알 수 있어.

그런데 이렇게 드높은 도덕성과 투철한 애국심으로 존경받는 윤동주의 시를 비판하라니 어떻게 비판해야 할까? 이런 문제를 통해서 교수님들은 비판력과 독해력을 동시에 측정하려고 하실 거야.그러니까 평소 비판적 사고를 많이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세상 모든 것은 다 비판과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고,예외는 없어.그게 윤동주라도 말이야.(다)를 보면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의무를 면제받으려는 술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어.

(라)에는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가 나오지.그것을 (다)의 입장에서 보면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만 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나 각오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거지.그러니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이고 자기 스스로 길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거야.

◆논제7 해설(인문)

7.다음 글을 토대로 제시문 (마)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막스 베버는 심정 윤리에 반대하여 책임 윤리를 주장하였다.

베버가 공격하는 심정 윤리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구체적 행동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도덕적 의무와의 일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반면 책임 윤리는 행동에 미칠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서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정치가가 오직 고귀한 심정만을 고수할 뿐 그것이 초래하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책임 윤리는 그러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제시문 (마)는 자신의 잘못을 단순히 후회하는 차원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마음을 고쳐먹는 참회의 단계로까지 발전해야 진정한 자기 반성이 이루어진다고 얘기하고 있어.즉 반성에도 여러 단계가 있고 그것들이 진정성으로 일정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얘기하지만,막스 베버는 그러한 반성들이 구체적인 어떤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심정 윤리적 차원에 머무르고 만다고 주장하는 거지.

◆논제8 해설(인문·자연 공통)

8.일제시대 군청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딸이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막았지만 같은 동네에 살던 많은 처녀들이 잡혀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지금도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러한 김모씨의 반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주어진 제시문들을 모두 활용하여 논술하시오.(500자 내외)

이 문제는 과정 평가형 문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제시문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반성의 방식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들의 차이점을 알며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해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야.문제 5번부터 7번까지 제대로 이해하고 썼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을 거야.한 가지만 얘기할게.제시문 (마)에서 보면 후회는 자책의 순간을 가져야 진정한 후회인 참회가 된다는 거잖아.그러면 문제 8에서 나오는 반성은 단순한 후회일까 아니면 진정한 후회인 참회일까? 반성을 하기는 하지만 자책의 순간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야.그런 상황에서 자책의 순간을 가지려면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는 시간을 갖거나 해야 할 거라고.이렇게 과정 평가형에서는 마지막 문제에서 분명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해 줘야 하고,중간에 있는 문제에서는 묻는 질문에만 답을 해야 돼.중간에 있는 문제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다 해 버리면 안 된다고.그런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모 교수님께서는 "내가 언제 이 문제에서 이걸 물어봤어? 물어봤냐고?" 하시면서 수험생들을 불러다가 묻고 싶으시다잖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거야.아이들이 주관식 문제,서술형 시험에 익숙지 않다 보니까 논술 시험에 자기가 아는 주제나 내용이 나오면 문제와 상관 없이 마구 쓰는 경우가 많아.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야.시험이라는 건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물어보는 것에 제대로 답을 하는 거지,내가 안다고 해서 묻지 않은 것 또한 비슷한 것을 무조건 쓰는 게 아니야.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 정리를 다 알지? 피타고라스 정리가 나오는 과정도 다 증명할 수 있을 거야.그렇지만 X라는 근을 물으면 근을 답해야 돼.증명할 수 있다고 근을 물었는데 증명해 버리면 0점을 맞아도 할 얘기가 없는 거잖아.그렇듯 논술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는 시험인 거야.

박선후 Sㆍ논술 수리논술 대표 suri@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