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30%)과 면접(20%)이 당락 가른다 … 수능시험은 지원 자격으로만 활용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해당하는 2008학년도 이후 입시에서 정시로 서울대에 들어가려면 탄탄한 논술실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논술 반영 비중이 10%에서 30%로 대폭 높아지기 때문이다.

학생부의 출결사항이나 봉사활동 내역,어학능력 등의 비교과 영역을 반영하는 것도 2007학년도까지 입시와 달라진 점이다.

수학능력시험은 지원자격으로만 활용돼 반영폭이 줄어든다.

서울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2008학년도 세부 입시요강을 발표했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특기자 전형으로 이뤄진 수시 2학기 모집과 정시모집의 일반전형이라는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학생부 반영 비율을 50%로 끌어올리고 대신 논술 등 대학 자체 고사 비중을 확대했다.

입시요강에 따르면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경우 학생부 반영률은 기존 40%에서 50%(교과 40%,비교과 10%)로 높아진다.

또 인문계 자연계 모두 논술고사(30%)와 면접(20%)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2007학년도 입시에서 인문계는 논술 10%,면접 10%를 반영했으며 자연계는 면접만 20%를 배점하고 논술고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2007학년도 정시모집 1단계에서 50%나 차지하던 수능성적 비중은 대폭 축소돼 2008학년도에는 과별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하는 기준으로만 활용된다.

연간 한 차례만 실시하는 수시 2학기 모집인원은 늘어난다.

2007학년도 전체 정원의 약 47%를 선발했던 수시모집은 2008학년도에 60% 선까지 확대한다.

수시모집으로는 지역균형 선발 인원과 특기자를 절반씩 뽑을 방침이다.

◆학생부 당락에 별 영향 못미칠 듯

서울대는 교육부 권고에 따라 학생 생활기록부의 반영 비중을 50%로 올렸다.

그러나 학생부 반영률이 40%에서 50%로 올랐다고 해도 이전과 달라지는 점은 별로 없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8학년도 학생부의 일반 교과성적이 평균 석차백분율이 아니라 과목별 석차등급(9등급)으로 전환해 등급 점수만 제공된다.

서울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응시자의 경우 대부분 내신 상위 9분의 1에 드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실제 당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실제 학생부 반영 비율 상승분(10%포인트)은 그동안 결격 기준으로 사용하던 출결사항이나 봉사활동 등이 차지해 얼마만큼 변별력을 보일지도 알 수 없다.

비교과 영역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외국어능력 평가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서 외국어 적성을 파악해 전형에 반영할 방침이기 때문.2008학년도 이후 서울대에 응시하려면 토익 토플 등의 공인 영어시험이나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 시험에서 서울대가 정하는 기준을 넘거나 학교 교사가 어학 실력을 인정한다는 증명이 있어야 감점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대가 정하는 어학 기준은 매우 느슨할 것으로 보여 서울대 입학을 위해 토익이나 토플 공부를 별도로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현재 대학원 입학 자격으로만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반영하는데,텝스를 기준으로 600점이 넘어야 대학원 지원이 가능하다.

학부 입학의 경우 이보다 낮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전국 5000등 안에는 들어야 정시 응시 가능

원점수와 표준점수,석차등급 등이 제공되지 않고 등급 점수로만 표시하는 수능성적의 반영 비율도 대폭 낮아졌다.

2007학년도 정시모집의 경우 수능성적은 1단계에서 50%,2단계에서는 40%를 각각 차지했으나 2008학년도부터는 정원의 3배수 선발 기준과 최저 학력 기준으로만 쓰인다.

서울대가 제시한 정시 입학정원의 3배수(4500명 내외)에 들려면 언어,수리,외국어 등 3개 영역 중 1개 영역이 2등급이고 선택과목인 탐구영역 4과목 중 2개 과목이 2등급 수준이 돼야 한다.

상위권 학생 중 서울대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일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문계와 자연계를 통틀어 전국 5000등 안에 들어야 지원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기존 입시에서 성균관대나 한양대 상위권,연세대나 고려대 중·하위권 학과 진학 가능자들도 서울대 응시자격이 생기게 돼 논술 실력으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과학고는 유리, 외국어고는 엇비슷

전문가들은 이번 입시안 변경으로 과학고 학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정원의 3분의 1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 중 이공계열 정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외국어고의 경우 기존보다는 다소 유리하겠지만 그 정도가 미미할 전망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논술과 면접의 반영 비중이 높아지고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외국어고 출신 수험생에게는 호재지만,졸업자에게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균형선발 전형의 정원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악재"라며 "서울대에 진학하는 외국어고 학생의 수가 늘기는 늘겠지만 큰 폭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