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발전해야 환경도 깨끗해진다
"인간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하천과 바다를 더럽히고 있다. 산림도 사라지고 있다.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되고 천연자원은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나 식량 생산은 한계에 이르렀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환경 파괴를 멈추지 않으면 인류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이다.

신문·TV나 환경·재난영화를 통해 이런 주장을 너무나 많이 듣고 본 나머지 일반인들도 대부분 이런 주장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

때문에 누구나 인간은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2001년 이런 극단적인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은 놀라운 과장이라고 비판하는 책('회의적 환경주의자',비외른 롬보르 著)이 나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로부터 입수한 방대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쓰여진 이 책은 환경보호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하천과 바다는 과거보다 깨끗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라진 산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천연자원은 고갈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몇m씩 상승하고 극지방 빙산이 녹아내린다는 주장도 근거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반대로 경제성장(개발) 정책으로 인류의 복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평균수명은 지난 100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났고 1970년 이후 기아상태에 처한 사람의 비율은 35%에서 18%로 떨어졌다는 점을 밝혀낸다.

저자인 비외른 롬보르는 덴마크 국립환경연구소장이다.

그는 "극단적 환경론은 실질적인 환경보호에 아무런 긍정적 기능을 하지 못할 뿐더러 과학의 이름을 빌린 사이비 종말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농약 문제만 하더라도 적절한 관리가 더욱 중요할 뿐 무조건적인 농약 금지는 인류, 특히 저소득층에게 재앙을 안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책은 경제가 성장해야 환경이 깨끗해지고 인류가 행복해진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개발과 환경은 양립할 수 없다는 기존 개념을 완전히 깨버린 것이다.

이 책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세계은행,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등 세계적 연구기관들로부터 입수한 최고의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1962년 출간된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著)과 함께 환경분야 최대 역작으로 평가되는 이 책은 환경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내용을 상세히 알아보자.

조성근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