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 문화를 즐기는 젊은 층을 지칭하는 '차브족(chav族)'들이 최근 샴페인을 그들 문화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자 고급 샴페인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른바 '양아치' 문화를 상징하는 차브족의 샴페인 애용이 업계의 이미지를 더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 "영국의 나이트클럽이나 각종 파티에서 고가의 샴페인을 마시는 것이 차브족의 새로운 유행이 되면서 '차브페인(chavpagne;차브+샴페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며 "차브족의 새로운 상징으로 샴페인이 뜨자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형 샴페인 회사들이 판매 확대를 위해 힙합 문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나 축구팬들에게까지 마케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촌스런 패션을 즐기는 차브족이 샴페인을 선호하는 바람에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차브족은 주로 가짜 제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들이 즐기는 브랜드는 덩달아 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차브족이 수년 전 영국 명품 버버리의 상징인 베이지·검정·빨강 격자무늬 패션을 마치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자 영국 내 버버리의 매출이 급감한 경우도 있었다.

◆차브족이란='아이'를 뜻하는 19세기 집시 언어 'Chavi'에 무리를 뜻하는 족(族)을 붙인 신조어.저급하고 촌스러운 패션을 즐기는 젊은이를 말하며 수년 전부터 영국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


-온몸을 고가 명품 브랜드로 치장하는 명품족에 대한 반감은 서구에서도 비슷한가 봅니다.

명품 제조업들은 젊은이들의 촌티 패션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하고 있군요.

더구나 차브족은 주로 짝퉁으로 치장을 하니 고객이 되기도 어려운데다 매출까지 떨어뜨리니 이래저래 골칫거리랍니다. 명품 열풍에 휩싸인 우리나라에서도 눈여겨 볼 사회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