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 어려운 글' 선입견 버리자

[이석록 원장의 파워 논술특강] 60. 논술의 문장은 어떠해야 하는가? (2)
일반적으로 좋은 글은 쉬우면서도 분명한 내용을 담고 있다. 좋은 글 하니까 괜히 어려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이러한 태도는 피해야 한다. 분명한 내용을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해 주는 것은 글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때 가능하다.

사실 논술에서 배경 지식이 풍부하고 자신의 논지가 분명한 사람의 글은 결코 어렵지도 애매하지도 않다. 쉽게 써도 될 것을 괜히 어려운 개념이나 단어를 사용해 쓰는 것은 논술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할 태도이다. 어렵게 쓰다 보면 자기의 목소리가 아니고 당위적인 내용을 관념적으로 전개하게 된다. 특히 통합 논술에서 출제되는 문제와 같이 비교적 짧은 분량의 글에서는 분명하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쉽게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논술문은 가급적 짧고 간결한 것이 좋다. 생각이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든지,논의하고자 하는 과제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중언부언하게 되고,그러한 태도는 자연스럽게 만연체 문장으로 된다. 이러한 문장을 쓰다 보면 어법에 어긋난 문장이 드러나게 되고 논리도 흐트러지기 쉽다. 논술의 문장은 가급적이면 두 줄 이상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짧게 끊으면서 적절한 접속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쉬운 글이 되기 위해서는 내용이 구체성을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의하고자 하는 과제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뜬구름 잡는 식으로 나열하다 마는 식으로 글을 전개한다. 이런 태도를 피하는 방법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례적인 말들은 복잡 미묘한 인간 관계를 추상적인 쪽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아침에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잘 주무셨어요?"라는 식으로 묻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례적인 말들에는 서로에게 무심하지 않으면서 실제로는 서로의 생활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럼으로써 복잡 미묘한 인간 관계를 단순하게 만든다.


또한 논술문이 복잡한 문장으로 구성될 경우에는 독자가 정신을 집중해 읽지 않으면 자칫 흐름을 놓칠 수 있고 논리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논술문에서는 명사절이나 관형절을 안은 문장 등 복잡한 문장 구조를 피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 위기를 실감하는 방향으로 잡혀감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진단하는 정부 기구에서는 큰 문제가 없음을 각종 수치를 만들어 계속 강변한다.

→사회 분위기가 경제 위기를 실감하는 방향으로 잡혀가는데도 경제를 진단하는 정부 기구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각종 수치를 만들어 계속 강변한다.


물론 쉬운 글이 되기 위해서는 문법 구조가 분명하여 분명하게 논리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와 목적어,서술어를 분명히 하고 가깝게 위치시켜야 한다. 또한 수식어와 피수식어도 가깝게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문이 될 가능성이 높고 논지도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의 여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는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쉽게 쓰기 위해서는 올바른 낱말 사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람의 사고 능력은 그 사람이 사용할 줄 아니는 낱말의 숫자와 연관을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논술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정확한 사고를 하는가 여부는 어휘의 정확한 사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풍부하고 정확한 어휘 사용은 단순히 언어 사용 능력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논리적 사고력과 연관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수를 피해야 한다. 우선 일상적 대화에서 사용되는 어휘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개발-계발,잊어버리다-잃어버리다,햇빛-햇볕,가르치다-가리키다,거치다-걷히다, 그러므로-그럼으로,느리다-늘이다-늘리다,다리다-달이다,다치다-닫히다-닫치다,바치다-받히다-받치다,반드시-반듯이,부딪치다-부딪히다,부치다-붙이다,이따가-있다가,조리다-졸이다,하노라고-하느라고,-(으)러-(으)려,-(으)로서-(으)로써


그런가 하면 실제 논술문을 쓸 때 다양하고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동의어와 반의어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휘를 폭넓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낱말 뜻을 가진 단어의 정확한 의미 파악이 중요하다.

자유가 아니라 강요를 통해 →자유가 아니라 구속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이외에도 같은 뜻을 지닌 여러 개의 단어가 있다면 가급적 쉬운 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별다른 내용도 없고 얼마든지 쉽게 표현할 수 있는데 굳이 어렵고 딱딱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읽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글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 논술문에서 특히 어려운 한자어는 피하는 것이 좋다.

stonelee@megasud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