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1돌 다시 보는 한국 현대사
올해도 어김 없이 8·15가 찾아왔다.

61회째 맞는 광복절이다.

지난 60여년은 한국인에게 과연 어떤 시기였나.

질곡과 고난의 시기였나 아니면 식민지를 청산하고 근대화를 이룩한 성취의 나날이었나.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식민 지배를 경험한 신생 독립국 가운데 한국만큼 자신의 운명을 극적으로 뜯어고친 나라는 찾기 어렵다.

한국은 구미 선진국들이 수 세기에 걸쳐 경험했던 온갖 도전과 역경을 불과 두 세대(한 세대는 30년)의 현대사에 고스란히 담아야 했다.

식민 지배에서부터 군정,건국,전쟁,학생 혁명,쿠데타,경제 개발,민주화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영광으로 점철된 역사다.

그러나 세계를 놀라게 한 '한강의 기적'은 단군 이래 5000년 역사에서 국민들이 가장 먹고 살 만해진 시대를 만들어 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해방을 맞은 국가들은 사회 체제를 선택하면서 대부분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로 기울었다.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 통치에 대한 반작용과 냉전체제 탓이었다.

신생 독립국 중 스스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한 나라는 고작 한국 대만 싱가포르 정도다.

그 당시 선택이 옳았음은 한국의 경제적 성취와 함께 제3세계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뚜렷이 입증됐다.

'결과의 평등'을 선택했던 북한과의 체제 경쟁도 이미 오래 전 승패가 갈렸다.

1960년대만 해도 남한을 한참이나 앞서 있었던 북한의 경제력은 이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정체·퇴보한 반면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할아버지,아버지 세대에서 흘린 땀방울이 오늘날 한국을 국민 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수출 대국이자 민주 국가로 키웠다.

하지만 자주·폐쇄 경제를 고수한 북한은 여전히 수백만 명이 굶주리고 있는 미개발 독재세습 국가로 전락했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은 지금 한국에선 현대사의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떳떳한 성취보다는 부끄러운 과거가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세계가 앞만 보고 뛰고 있는데 우리만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아니면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매고 달릴 것인가.

그 선택은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

8·15 이후 한국의 선택을 4,5면에서 자세히 알아 보자.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