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분쟁] 피의 보복 악순환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민간인 60여명이 희생된 '카나 참사'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1일 1만5000명의 추가 동원령을 내리는 등 확전 의지를 내보였다.

게다가 시리아마저 참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 지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여섯 번째 중동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를 납치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2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1일 현재 21일째를 맞은 가운데 주요 언론들은 레바논측 사망자 수가 598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충돌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물론, 각각의 지지 세력인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전쟁을 그만둘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31일 국제 사회의 정전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 "정전이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시리아 정부도 참전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와중에도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등을 무시하며 이스라엘 편들기를 지속, 군사작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이스라엘을 내세워 대(對) 테러 전쟁을 수행하려 하고 있으며 다음 공격 목표는 시리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개연성이 큰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헤즈볼라, 하마스 등 과격단체들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에 각자가 원하는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후세인 정권에 이어 헤즈볼라마저 '소탕'할 경우 미국의 중동에 대한 입김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고 반면 전쟁이 장기화돼 헤즈볼라측이 유리해진다면 가뜩이나 중동지역 내 민심을 업고 있는 헤즈볼라 저항운동이 레바논,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라크까지 포함한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리아 이란 등이 얽히고 설켜드는 중동의 뿌리깊은 분쟁은 과연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알아보자.

박동휘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