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로 국제유가가 치솟았습니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밀어올렸습니다."

국제 석유 가격의 움직임은 거의 매일 언론에 보도된다.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만큼 유가 변화는 빠뜨릴 수 없는 주요 뉴스다.

신문과 방송은 유가가 배럴당 몇 달러 움직였는지,무슨 요인이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지,앞으로 유가 전망은 어떤지 등을 알려준다.

특히 전쟁 테러 자연재해 등 국제적 주목을 받는 사건이 터지기라도 하면 언론은 유가에 대한 뉴스를 아주 상세히 전하고 석유시장의 동향을 보도한다.

그렇다면 국제 석유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석유시장을 움직이는 힘과 향후 유가에 대해 알아보자.

◆석유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나

원유(Crude Oil)가 거래되는 시장은 거래 방식에 따라 크게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으로 나뉜다.

사고파는 사람들이 매매 가격에 합의하는 즉시 석유를 주고받는 시장이 현물시장이고,미래 일정 시점에 석유를 일정한 가격에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시장이 선물시장이다.

세계적으로 석유 거래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곳은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NYMEX),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석유시장 등 3곳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석유를 각각 서부텍사스중질유(WTI),북해산 브렌트유,두바이유로 불린다. NYMEX와 IPE에서는 현물뿐 아니라 1∼2개월 뒤 인도될 석유를 선물거래하기도 한다.

두바이에서도 최근 선물시장이 열렸지만 아직은 거래 규모가 작다. 석유 선물은 싱가포르 국제상업거래소(SIMEX)에서도 거래된다.

◆석유 판매 경로는

석유 시장에 물건(석유)을 대는 것은 누구일까.

당연히 석유를 많이 매장하고 있는 산유국들이다. 석유 매장량을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2643억배럴로 가장 많다. 이어 이란(1325억배럴) 이라크(1150억배럴) 쿠웨이트(1015억배럴) 아랍에미리트(922억배럴)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석유시장에 직접 원유를 내다 팔지는 않는다.

엑슨모빌,로열더치셸,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셰브런,코노코필립스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석유회사들이 산유국의 석유를 채굴해 국제시장에 유통시킨다.

이들은 산유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유전을 개발한 후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해당국 정부와 나눠 갖는다.

산유국들은 자국 영토와 영해에 있는 석유자원의 개발 및 유통 권한을 석유회사에 주고 생산 유통 업무를 맡기는 대신 오일머니를 버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끔 석유 채굴권을 둘러싸고 산유국과 다른 나라들 간 갈등이 생겨 마찰을 빚기도 한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일부 남미 산유국들은 다국적 석유회사들과 맺은 계약을 깨고 석유자원의 국유화를 선언,자원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한국은 어디서 수입하나

우리나라는 원유를 주로 중동지역에서 수입한다.

중동산 원유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오는 아라비안라이트 원유,이라크의 바스라라이트 원유,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유,쿠웨이트유 등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생산하는 두바이유는 국내 전체 수입량의 1.5%에 불과하지만 일반적으로 중동산 원유를 통칭해서 두바이유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를 말할 때 일반적인 기준은 WTI 가격이다.

WTI는 텍사스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남부에서 생산되며 주로 NYMEX에서 거래된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가인 미국에 공급된다는 이유로 국제유가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유는 비중이 낮고 유황 함유량이 적어 정제비용이 적게 드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브렌트유나 두바이유보다 고급 원유로 간주된다.

◆유가 전망은

최근의 유가 급등은 단기적으로 중동 등의 지역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의 석유 소비 증가 등 구조적 요인도 적지 않다. 지난 4주 동안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기록적인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지만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운행이 줄지 않고 있다.

중국의 석유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여력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인 억만장자 짐 로저스는 지난 6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더 넘어설 것"이라며 "이 추세가 15년가량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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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대체 수소에너지 개발 박차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수소(hydrogen energy)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물을 원료로 사용하므로 자원이 고갈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소를 태우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무공해 연료라는 우수성도 있다.

문제는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물을 원료로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개발돼 있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각국이 수소 에너지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수소 에너지가 상용화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은 수소를 연료로 움직이는 연료전지 자동차와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3년 내 실용화하겠다며 해마다 10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미국도 수소 에너지 개발에 5년간 17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동차회사를 비롯한 31개 기업과 정부기관이 설립한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 시설을 중심으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자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수소 에너지를 통해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도 수소 에너지 기술 확보 경쟁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0년께 한국의 에너지 소비량에서 수소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0.1% 정도로 예상되지만 2040년엔 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