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가 냉혹하다고?
시장경제 이론이 정립된 이후에도 학자들은 시장경제에 대해 찬양과 비판을 줄곧 제기해왔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이기적 인간들이 벌이는 경쟁 운동이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된다"며 시장경제의 기본 논리를 정립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사상가이기도 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시장 경제는 현재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최선의 시스템"이라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시장경제는 그러나 종종 '피도 눈물도 없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강자만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인정사정없는 경쟁 조장,자본가의 약자 착취,낙오자를 양산하는 체제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루소는 "끝없는 욕구를 조장해 늘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고 탄식했고, 퇴니스는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속임수와 거짓이 판치게 한다"고 한탄했다.

뫼저는 "공적 이해와 사적 이해를 분리해 사람들의 도덕심을 퇴화시킨다" 며 목청을 높였고 실러는 "일면적이고 기형적인 인간을 만들어낸다"고 비판을 가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을 소외시키고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는 제도"라며 혁명을 통해 뒤엎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의 맹점을 힐난하는 이론도 숱하게 등장했다.

죄수의 딜레마,내쉬의 균형이론,생태경제학 등이 그 선봉에 있다.

진화 생물학도 "협력이야말로 유전자의 생존전략이며 이타적 본성도 인간 본성의 일부"라며 이기심을 기본으로 설계되어 있는 시장경제를 향한 공격에 가세했다.

하지만 숱한 안티와 비판 속에서도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는 시장경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 가운데 (적어도 현재까지는) 시장경제를 대체할 만한 더 좋은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복잡한 이론이 아닌, 무엇보다 현실이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시장경제를 통해 더 좋은 사회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성장시켜오는 과정에서 정작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호에서는 시장경제의 핵심 원동력이라고 하는 이기심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김혜수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