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되는 두 개의 쟁점 테마부터 잡아라
논술의 핵심적인 쟁점과 논제의 이해는 제시문을 토대로 한다.
제시문에 나타난 핵심적인 내용과 문제 의식을 토대 삼아 발문에서 주어진 문제와 연관지어 논술을 해야만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최근의 통합 논술에서는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와 그를 토대로 한 논지의 방향,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토대로 한 논술이라는 개념을 핵심으로 한다.
그런데 이 제시문은 일정한 유형을 보인다.
수능 언어영역을 준비하면서 지문의 유형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읽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듯이,논술에서도 제시문의 유형에 따라 접근 방법을 익히게 되면 논제의 핵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답안의 방향 설정도 정확해질 수 있다.
먼저 제시문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 중 하나인 핵심 대립항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 유형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논술은 어떤 쟁점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논술을 위한 제시문에도 두 개의 큰 줄기가 부딪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대립되는 핵심적인 항목이 뚜렷이 나타나면 논술의 테마를 잡는 일이 그만큼 쉽고 쟁점을 파악하는 데에도 편리하다.
대립항이 제시문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고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면 논제 이해와 관련된 제시문 독해,그리고 답안 작성에 이르기까지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이러한 제시문 유형의 경우 독해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대신 주의할 것은 두 개의 명확한 대립항을 상호 비교 대조해 새로운 장점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즉 제시문을 독해하면서 대립항의 현실적인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기출 문제를 보면서 살펴보자.
글 (가)는 사랑의 본질을 소유와 존재라는 상이한 두 가지 개념으로 분석한 글이고,글 (나)는 맏아들의 진로를 두고 빚어진 한 가정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가)의 주장을 바탕으로 해서 (나)에 나타난 세 인물의 행동 양상을 비판하고,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1100~1200자).
(가) 사랑은 그것이 소유 양식에서 이야기되느냐,아니면 존재 양식에서 이야기되느냐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사랑을 소유할 수 있는가?만약 가능하다면 사랑은 하나의 사물이어야 하며 우리가 갖고,정유하고,소유할 수 있는 실체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대개가 그들이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숨기기 위한 말의 오용이다.
-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나) 남편은 말끝마다 자기 스스로를 예로 들어가며 안정된 생활의 행복을 찬양하고 또 찬양하며 아들을 타일렀다.
"봐라.지금의 네 애비를.뭐 그릴 게 있나."
이 말을 할 때마다 남편의 입가에 떠오르는 득의와 회심의 미소가 나는 싫고 징그러워,남편의 그런 미소가 형편없이 구겨질 일이 일어나기를 옆에서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끝내 부자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들은 다소곳이 아버지의 말을 경청하더니 열심히 과외 공부를 해보겠다고 했다.
행복한 집답게 부자간의 언쟁도 해피엔드였다.
그러자 내 내부에서 별안간 힘찬 반란이 일어났다.
'그것만은 안 돼.그것만은 참을 수 없어.그럴 수는 없어.' 일찍 들어와서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연속극을 보면서 조청을 맛있게 먹는 게 남편인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게 장차의 내 아들인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 박완서, <지렁이 울음소리>
이 문제는 (가)의 '소유'와 '존재'를 기준으로 (나)에 등장하는 세 인물의 행동 양상을 비판하라는 문제이다.
이 문제의 관건은 사랑을 분류하는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을 어떻게 자식의 진로를 결정하는 입장에 대입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나) 글을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남은 논제의 요구는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일일 것이다.
먼저 (가)의 핵심을 정리해 보자.
[1] 소유 양식 ; 사랑하는 대상을 구속하고,감금하고 또는 지배하는 것.생명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압박하고,악화시키고,질식시켜 죽이는 행위.
[2] 존재 양식 ; 대상을 존중하며 반응하고 확인하고 향유하는 것,생명을 주는 것을 의미하며 대상의 생명력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자신을 갱신하고 증대시키기도 함.
(가) 글의 핵심 대립항을 (나) 글에 대입한다.
[1] 아버지 ; 소유 양식.자식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구속하고 강요하며,자식의 흥미와 적성을 꺾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도록 지배하고자 함.
[2] 어머니 ; 존재 양식.자식의 적성을 살려 생명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키우고자 하지만, 정도는 소극적이며 존재 양식의 본질에 입각한 생각이기보다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함.
[3] 아들 ; 존재 양식의 굴절.처음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적성을 주장하지만,현실 논리에 타협하여 자신의 입장을 철회함.
일단 이러한 논제 이해와 제시문 독해의 과정을 답안으로 정리해 작성하면 된다.
논술문의 바탕이 되는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을 사용해 논술문 전체의 균형과 체계를 잡는 일이 중요한 득점 포인트다.
또한 바람직한 가족 관계는 '존재 양식'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 성취감과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문제점을 강조하고,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아버지의 행복 증진에도 의미가 있다는 논지를 설득적으로 전개한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
논술의 핵심적인 쟁점과 논제의 이해는 제시문을 토대로 한다.
제시문에 나타난 핵심적인 내용과 문제 의식을 토대 삼아 발문에서 주어진 문제와 연관지어 논술을 해야만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최근의 통합 논술에서는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와 그를 토대로 한 논지의 방향,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토대로 한 논술이라는 개념을 핵심으로 한다.
그런데 이 제시문은 일정한 유형을 보인다.
수능 언어영역을 준비하면서 지문의 유형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읽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듯이,논술에서도 제시문의 유형에 따라 접근 방법을 익히게 되면 논제의 핵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답안의 방향 설정도 정확해질 수 있다.
먼저 제시문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 중 하나인 핵심 대립항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 유형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논술은 어떤 쟁점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논술을 위한 제시문에도 두 개의 큰 줄기가 부딪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대립되는 핵심적인 항목이 뚜렷이 나타나면 논술의 테마를 잡는 일이 그만큼 쉽고 쟁점을 파악하는 데에도 편리하다.
대립항이 제시문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고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면 논제 이해와 관련된 제시문 독해,그리고 답안 작성에 이르기까지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이러한 제시문 유형의 경우 독해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 대신 주의할 것은 두 개의 명확한 대립항을 상호 비교 대조해 새로운 장점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즉 제시문을 독해하면서 대립항의 현실적인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기출 문제를 보면서 살펴보자.
글 (가)는 사랑의 본질을 소유와 존재라는 상이한 두 가지 개념으로 분석한 글이고,글 (나)는 맏아들의 진로를 두고 빚어진 한 가정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가)의 주장을 바탕으로 해서 (나)에 나타난 세 인물의 행동 양상을 비판하고,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1100~1200자).
(가) 사랑은 그것이 소유 양식에서 이야기되느냐,아니면 존재 양식에서 이야기되느냐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사랑을 소유할 수 있는가?만약 가능하다면 사랑은 하나의 사물이어야 하며 우리가 갖고,정유하고,소유할 수 있는 실체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은 대개가 그들이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숨기기 위한 말의 오용이다.
-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나) 남편은 말끝마다 자기 스스로를 예로 들어가며 안정된 생활의 행복을 찬양하고 또 찬양하며 아들을 타일렀다.
"봐라.지금의 네 애비를.뭐 그릴 게 있나."
이 말을 할 때마다 남편의 입가에 떠오르는 득의와 회심의 미소가 나는 싫고 징그러워,남편의 그런 미소가 형편없이 구겨질 일이 일어나기를 옆에서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끝내 부자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들은 다소곳이 아버지의 말을 경청하더니 열심히 과외 공부를 해보겠다고 했다.
행복한 집답게 부자간의 언쟁도 해피엔드였다.
그러자 내 내부에서 별안간 힘찬 반란이 일어났다.
'그것만은 안 돼.그것만은 참을 수 없어.그럴 수는 없어.' 일찍 들어와서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연속극을 보면서 조청을 맛있게 먹는 게 남편인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게 장차의 내 아들인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 박완서, <지렁이 울음소리>
이 문제는 (가)의 '소유'와 '존재'를 기준으로 (나)에 등장하는 세 인물의 행동 양상을 비판하라는 문제이다.
이 문제의 관건은 사랑을 분류하는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을 어떻게 자식의 진로를 결정하는 입장에 대입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나) 글을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남은 논제의 요구는 '바람직한 가족 관계를 위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일일 것이다.
먼저 (가)의 핵심을 정리해 보자.
[1] 소유 양식 ; 사랑하는 대상을 구속하고,감금하고 또는 지배하는 것.생명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압박하고,악화시키고,질식시켜 죽이는 행위.
[2] 존재 양식 ; 대상을 존중하며 반응하고 확인하고 향유하는 것,생명을 주는 것을 의미하며 대상의 생명력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자신을 갱신하고 증대시키기도 함.
(가) 글의 핵심 대립항을 (나) 글에 대입한다.
[1] 아버지 ; 소유 양식.자식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구속하고 강요하며,자식의 흥미와 적성을 꺾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도록 지배하고자 함.
[2] 어머니 ; 존재 양식.자식의 적성을 살려 생명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키우고자 하지만, 정도는 소극적이며 존재 양식의 본질에 입각한 생각이기보다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함.
[3] 아들 ; 존재 양식의 굴절.처음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적성을 주장하지만,현실 논리에 타협하여 자신의 입장을 철회함.
일단 이러한 논제 이해와 제시문 독해의 과정을 답안으로 정리해 작성하면 된다.
논술문의 바탕이 되는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을 사용해 논술문 전체의 균형과 체계를 잡는 일이 중요한 득점 포인트다.
또한 바람직한 가족 관계는 '존재 양식'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 성취감과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문제점을 강조하고,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아버지의 행복 증진에도 의미가 있다는 논지를 설득적으로 전개한다.
이석록 원장 stonelee@megastud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