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들은 종목을 고르고 매입ㆍ매도시점을 판단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들을 활용한다.

그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보 중의 하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이다.

보통 투자의견에는 '매수'와 '중립''매도' 등 3가지가 있다.

매수 의견은 현재 주가가 목표주가보다 훨씬 못 미칠 때,중립 의견은 현 주가가 목표주가에 아주 근접해 추가수익을 낼 가능성이 낮을 때 내놓는다.

중립은 보유 의견이나 마찬가지다.

기존에 주식을 사둔 사람은 그냥 보유하되 추가로 매수하지 말라는 의미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마켓퍼폼(Marketperform:시장수익률)'을 중립의 의미로 쓴다.

반면 매도는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 이상으로 급등해 목표주가를 넘어섰을 때 제시된다.

현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태이니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곧바로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라는 권고다.

외국계에선 '언더퍼폼(Underperform:시장수익률 하회)'으로 표현한다.

그렇다면 애널리스트들은 어떤 근거로 목표주가를 산정하며,과연 그것은 어느 정도 믿을 만한가.

목표주가는 어떻게 산정하나

목표주가는 특정 기업의 주가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가정하고 산정한 가격대다.

다시 말해 A라는 기업의 가치가 지금은 얼마인데,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주가가 어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산정하는 데 가장 널리 이용하는 지표는 PER(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다.

현재 주가를 그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어느 정도 높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를 이용해 개별 기업의 목표주가를 산출할 때는 해당기업의 PER와 그 기업이 속한 업종의 평균 PER를 동시에 비교한다.

가령 A라는 기업의 현재 주가가 1만원이고 PER가 3배일 때,해당업종의 평균 PER가 10배라면,A기업의 목표주가는 1만원×10/3=3만3000원이 된다.

이 밖에 PBR(주가순자산비율),EV/EBITDA(기업가치를 세금과 이자지급전 이익으로 나눈 값),ROE(자기자본이익률),PSR(주당매출비율),PCR(주당현금흐름비율) 등 일반인들로선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투자지표도 목표주가 산정 기준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평가지표가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는 많은 기업들이 반도체,통신,IT(정보기술),은행,화학,제약,철강 등 저마다의 산업 분류 안에 들어가 있는데,산업별로 특징들이 달라 저마다 중점적으로 보는 분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평가지표도 그에 맞춰야 하는 게 당연하다.

예컨대 반도체기업들은 이익률이 중요하므로 PER와 EV/EBITDA를 다른 업종보다 비중 있게 보고,철강업체들은 이익 못지 않게 보유자산이 많기 때문에 PBR를 상대적으로 높게 쳐주는 식이다.

심지어 특정 기업의 목표주가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매겨진다.

예를 들어보자.최근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사 '대상'의 목표주가를 종전 1만8400원에서 2만1500원으로 수정했다.

종전에는 영업이익률에 초점을 맞춰 EV/EBITDA 기준으로 목표주가를 정했는데,이 회사가 최근 공장부지를 매각해 현금흐름이 좋아짐에 따라 현금흐름할인방식(DCF)이라는 새로운 지표로 목표주가를 재산정한 것이다.

목표주가 얼마나 믿을 만한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실제 주가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직접 연관이 있는데,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훨씬 높게 제시됐을 경우 상승여력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오른다.

반면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는 이유로 간혹 '매도' 의견이 제시되는데,이 경우 당일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목표주가는 때로는 과도하게 부풀려지기도 하고,심지어 같은 종목이라도 애널리스트마다 목표주가가 천양지차인 경우도 있다.

예컨대 국내 대표종목인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현재 제시되고 있는 목표주가의 편차가 22만원이나 난다.

외국계 M증권사의 경우 62만원을 제시하는 데 비해 국내 H증권사는 84만원을 내놓고 있다.

어떤 종목의 경우 한쪽에선 '매수'를 추천하고,다른 쪽에선 '매도'를 권유하는 극단적인 사례도 일어난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데 단지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이유로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대세상승장에서는 이 같은 경우가 다반사로 벌어진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하락해 목표주가와 괴리가 커질 경우 목표주가를 낮추는 사례도 많다.

결론적으로 목표주가는 투자의 판단지표로 활용할 만하지만,그렇다고 100% 목표주가만 믿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 스스로가 해당 종목의 이익흐름이나 업황,전반적인 시장 상황,목표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매매해야 한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