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민국!짝짝 짝 짝짝,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대한민국과 토고의 월드컵 G조 본선 첫 경기가 열린 13일,대한민국은 흥분에 휩싸였다.

기자가 다니고 있는 명지외고도 아침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찍부터 빨간색 티셔츠와 두건 등 각종 응원 도구를 준비하느랴 분주했고 수업이 끝난 후 체육관에서는 댄스 경연대회,꼭지점댄스 배우기 등의 각종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경기시간이 다가오자 각양각색의 페이스 페인팅을 한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체육관을 붉게 물들였다.

바야흐로 전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의 열기 속으로 전교생이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의 열기를 뒤로 한 채 도서관과 교실은 적막에 휩싸였으니 바로 고3 수험생들 때문이었다.

수능이 160일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고3 수험생들은 마음놓고 월드컵을 즐길 수 없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기가 진행될수록 환호성은 커져만 갔다.

월드컵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도 집중이 잘될리 없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대~한 민국~' 함성소리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환호성에 학생들의 마음은 이미 월드컵 속으로 빠져 있는 듯했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 당시 전국의 고3 학생들의 모의고사 평균성적이 18점 정도 하락했다고 하니 고3의 최대의 적 월드컵의 위력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08학년도부터 바뀌는 대입제도 때문에 올해 고3 수험생들은 재수가 거의 불가능해 한 번의 시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수능은 재수생과 반수생 등 100만명이 넘게 응시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더해져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월드컵까지 열리면서 학생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은 시작됐고 우리 수험생들의 길고도 짧은 레이스는 그보다 먼저 시작됐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고진감래(古盡甘來)'라 했다.

5개월 뒤 환하게 웃고 있을 우리의 미래를 떠올리며 월드컵의 유혹을 이겨내고 우리의 본분인 학업에 충실하자.

대한민국 고3 수험생 파이팅!

박상진 생글기자(명지외고 3년) imparks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