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물건 공급으로 세계 경기 회복의 牽引車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생산원가 급상승에 영향받아 거꾸로 세계 인플레이션의 震央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생산비용은 최근 △임금 상승 △환경규제 강화 △위안화 가치 상승 △價格統制 완화 △수출기업에 대한 惠澤 縮小 등으로 인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수출제품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각국의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줄줄이 금리를 올려 물가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인플레의 진앙지가 될 것인가?

◆디플레 주범에서 인플레 진앙지로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低廉한 중국인 勞動力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공장을 경쟁적으로 지어 생산이 지나치게 늘어났다. 이에 기업 간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나 디플레이션의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물가상승률에서 우선 알 수 있다.

중국이 최근 발표한 5월 물가상승률은 1.4%로 상승폭이 3개월 연속 커졌다.

중국 관리들은 이미 '비용 주도형 通貨膨脹(인플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생산 부문의 물가 상승세가 소비 쪽으로 번지는 '인플레 轉移'가 예상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5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 올라 소비자물가에 비해 상승폭이 훨씬 컸다.

◆중국 저비용 시대의 종언

비용 상승은 우선 임금과 규제 비용의 오름세에서 볼 수 있다.

작년 중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3달러. 이는 5년 전보다 72% 높은 수준이다.

2010년에는 작년의 두 배 정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둥성 등 지방정부는 잇따라 最低賃金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퇴직금 신설을 골자로 한 '노동계약법'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환경汚染 방지 규정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환경보호를 주요 정책 목표로 정했으며,이에 따라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제조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PVC 제품의 중국 내 판매가격은 올 들어 10%가량 올랐다.

환경오염 방지 투자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 탓이다.

중국 정부가 정유제품 수도료 등에 대한 가격 통제를 완화하는 것도 비용 상승으로 直結된다.

중국은 올 들어 이미 두 차례 정유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중국 당국은 자원 浪費를 막기 위해 자원 가격 인상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 수출기업 혜택 축소도 요인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축소하는 추세다.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의 餘波를 이겨내기 위해 수출 기업에 더 많은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최근 몇 년간 펴왔다.

하지만 수출 급증으로 무역마찰이 잦아지면서 2003년 수출 부가가치세 還給률을 평균 3%포인트 인하하는 등 수출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올해도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 정책을 전면 조정할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는 섬유 등 경공업,야금 철강의 수출 부가세 환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떠돌고 있다.

수출 부가세 환급률 인하폭이 2%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부 품목의 부가세 환급은 아예 취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반면 가격이 고가인 첨단 제품에 대한 부가세 환급률을 높임으로써 수출 구조를 고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추세이고 중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세제 特惠가 축소되고 있는 것도 비용 상승에 따른 중국발 인플레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화약고가 된 세계의 공장

미국 노동부는 최근 중국 등에서 들여오는 물건의 값이 작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는 "중국의 임금이 지금 추세로 올라가면 섬유와 같은 노동 집약적인 제품은 물론 화학 제품들의 가격도 최고 30% 정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의 물가를 0.5% 끌어올리고,전 세계적으로는 0.7%의 물가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고 진단했다.

2002년부터 작년까지 이어졌던 '무(無) 인플레이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것이다.

CSFB의 타오 둥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대형 수출업체들이 수출가격을 10~30% 인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 상품 가격이 오르면서 각국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경제가 중국발 인플레 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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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인플레이션 악력' 되살아나나?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3대 경제권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1970년대 전 세계를 휩쓴 '인플레이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제시한 세계 인플레 우려를 높이는 5가지 요인에도 중국 변수가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각국의 인플레 압력을 덜어주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어렵게 됐다는 게 그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4년간 글로벌 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플레이션을 수반하지 않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여력이 고갈됐고 △에너지 공급은 제한돼 있지만 수요는 급증하고 있어 고에너지 비용이 항구적인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 △시중에 너무 많은 유동성이 풀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일반인들의 인플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 등이 꼽혔다.

이 같은 요인들로 야기될 인플레는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에 과거 물가 안정을 위해 기울였던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광진 한국경제신문 베이징 특파원 kjoh@hankyu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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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읽기

·牽引車 (견인차)
·震央地 (진앙지)
·價格統制 (가격통제)
·惠澤 (혜택)
·縮小 (축소)
·低廉 (저렴)
·勞動力 (노동력)
·通貨膨脹 (통화팽창)
·轉移 (전이)
·最低賃金 (최저임금)
·汚染 (오염)
·直結 (직결)
·浪費 (낭비)
·餘波 (여파)
·還給 (환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