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콜금리 목표치를 연 4.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예상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게 한은이 밝힌 콜금리 인상의 공식적인 배경이지만 불안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한은은 하반기 중 한두 차례 더 콜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쳐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이 이자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는 등 부동산 시장에 파장이 일 전망이다.

콜금리는 이번 인상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에 1%포인트 오르게 됐다.

시중은행들도 이날 한은의 콜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 및 대출 금리를 줄줄이 올리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곧 올라 주택 구입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경기 회복과 고유가 지속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부동산 가격 오름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잇단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 완화 정도(돈이 많이 풀려 있는 정도)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해 하반기 중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후퇴론에 대해 "수출 증가와 민간소비 설비투자 회복으로 경기 상승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은행이 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콜금리 인상의 배경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금리 변경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불안하지요. 콜금리 조절은 그래서 주로 경기대책용으로 사용됩니다.

현승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