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를 논술하시오.

(150분.답안지 본문에 본인을 알릴 수 있는 어떠한 표기도 하지 마시오.)



[ 도표는 6월 12일자 생글생글 지면 14페이지 참조 ]


(가)향후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 및 사망률 감소 등으로 인하여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가 예상된다.

아래에 제시한 도표들은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 인구 변화와 관련한 자료들이다.

<도표1>은 2004년까지의 총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자료이며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도표2>는 연령층별 인구비율에 대한 전망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2010년도에 0~14세인 유년인구는 총 인구의 16.3%,15~64세인 생산가능 인구는 72.8%,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10.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장래인구 특별추계 결과)

(나)출생과 사망 사이의 균형 변화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기회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현대인은 과거와는 달리 아이 낳는 일에 거의 집착하지 않는다.

북미의 후터파 교도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가급적 많은 식구를 갖고자 하지만,그들조차도 건강 보장이 잘 된 사회에서 10명 이상의 아이를 낳는 일은 거의 없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의 기간에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아이를 낳았던 것 같다.

단지 최근에 들어서 그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자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산 것은 지금부터 몇 년 전의 일에 불과하다.

서구 사회에서는 지난 한 세기를 지나면서 평균 예상 수명이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화로 사망했는데,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생존 가능한 연령까지 산 셈이다.

1900년 47세였던 사람의 예상 수명은 75세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제는 적어도 일부 사회 계층에서는 더 이상 예상 수명이 증가하지 않는다.

1979년에 65세인 미국의 백인 여성은 그 후로 18년 반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되었고,1991년에 이르러서도 그 예상 수치는 정확하게 같다. 모든 전염병과 사고로 인한 죽음이 없어진다 해도 서구 사회의 평균 예상 수명은 단지 2년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증가할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다.

건강과 관련하여 사회 계층 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미숙련공의 아기는 전문 직종을 가진 사람의 아기보다 예상 수명이 8년 더 짧다.

국가의 수치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차이는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수명의 극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

이것은 미래에 일어날 진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노인 수의 증가는 그 이전 시대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유전적인 이유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싸움이나 질병 감염으로 죽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자연선택이 더 약해짐을 의미한다.

이제는 암과 심장병처럼 인생의 후반부에 발생하는 질병의 유전자가 인간의 사망과 더 관련이 있다.

이는 이미 아이를 낳아 그 치명적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한 이후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보유자가 아이를 낳기 전에 생존 기회가 달라지는 경우에 비해 이런 유전자에 작용하는 자연선택력은 훨씬 약해진 것이다.

인간은 전에 비해 더 적은 수의 아이를 낳지만,대부분은 자신의 생물학적 시계가 멈출 때까지 생존하는 새로운 삶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이후로 지금까지 6000세대를 거쳤다면,이런 현상은 인간이 단지 20세기를 거치며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자연선택이 그 작용 방식을 바꾸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생존보다는 생식력에 의해 자연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산아 제한을 통해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는 일이 이제는 보편화했지만,각 가족들이 갖는 아이 수에는 아직 차이가 있다.

상위계층은 하위 집단에 비해 산아 제한에 대한 생각을 잘 받아들였다.

프랑스 귀족이 제일 먼저 이를 받아들여서,단지 100년 사이에 한 번의 결혼으로 낳는 아이 수가 여섯 명에서 두 명으로 감소했다.

(…) 산아 제한이 널리 퍼진 이후로 가족들 간 아이 수의 차이는 감소해 왔지만,아직 아이 수의 차이에 의한 자연선택은 생존자 수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인류가 살아온 과정에서 자연선택은 생존 기회보다는 우리가 낳은 아이 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선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금까지 가장 잘 알려진 질병,기후,기아 등은 생식보다는 생존에 영향을 미쳤다.

생존과 생식 사이의 균형이 한 쪽 방향으로 치우침에 따라 앞으로의 진화는 새로워질 것이고 예상하기도 어렵다.

일찍 성숙하면 좀 더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아마도 생식 가능 연령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소녀들은 과거보다 어린 나이에 성적으로 성숙하다.

이런 경향과 상반되게 서구의 여성들은 반세기 전에 비해 5년 정도 늦게 결혼을 한다.

일찍 결혼하거나 늦게 결혼하는 경향(또는 아이를 낳기를 제한하는 경향)과 관련한 유전적 요소가 있다면,이것은 진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

-스티브 존스,'유전자 언어(The language of genes)'



(문제)

1.제시문 (가)의 <도표2>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를 구하고자 한다.

이 자료를 분석하는 수리적인 과정을 설명하고,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하시오.(30점)

2.'조출생률(粗出生率)'은 특정 인구집단의 출산 수준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지표로서 '1년간 인구 1000명당 당해연도 출생아 수'를 말한다.

2000년도 조출생률은 제시문 (가)의 <도표1>로부터 근사적으로 구할 수 있다(단 2000년도 전체 인구는 약 4600만명이라 함). 제시문(가)의 <도표1>로부터 구한 이 값을 <도표2>로부터 추론하여 구한 값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조출생률이 향후 40여년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해 보시오.(45점)

3.제시문(나)에 근거하여 <문제1>과 <문제2>에서 예측한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가 우리의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술하시오.(800자 안팎,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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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자연계열 예시문 분석 ]

연세대학교가 국내 사립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08학년도부터 도입할 '다면사고형' 논술고사 예시문제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논술고사 유형은 수시와 정시모집 모두에 해당되며 자연계열 수험생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2007학년도) 입시까지는 인문사회계열 정시모집에만 시행했던 논술고사를 2008학년도부터 자연계 정·수시 모집 전체로 확대 실시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계열의 경우 논리적 서술 문항에 25점, 수리통계문항에 75점을 배점해 인문사회계열(논리적 서술문항 75점,수리 통계문항 25점)의 배점과는 차이를 뒀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2008학년도부터 내신과 수능이 등급제로 변환됨에 따라 변별력 있는 논술고사가 필요하다"며 "전체 전형에서 논술고사 비율을 10∼20% 정도 차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연계열 예시문제는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과 저출산, 진화의 문제 등을 다룬 제시문을 주고 우리나라 인구변화가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을 논하라는 등 3가지 문제가 나왔다.

교육업체인 유웨이중앙교육의 강신창 논술팀장은 "생물교과의 지식을 인문사회학적인 관점까지 연결시켜 사고를 해야 하고 통계자료를 수리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까지 아울러 평가하겠다는 취지"라며 "인문사회계열 논술 예시 문항과 마찬가지로 인문계니 자연계니 하는 영역의 구분을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혜정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