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는 3일 동안 서울 국제 디지털 포럼이 열렸다.

국내 굴지의 방송사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세계적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국내외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업들로부터 협찬받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가 나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리에 진행이 이뤄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숙하고 비효율적인 행사 진행에서 오는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방송사는 행사 기획과 운영을 국제 행사 기획과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회사에 위탁했다.

직원 10명 안팎의 작은 규모인 이 업체는 행사 전 디지털 포럼 행사 요원으로 일할 사람들을 구한다는 공문을 배포했다.

통역에 관한 일을 할 인력을 구한다는 공문을 보고 지원한 기자에게 합격 통보가 날아와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사전에 간단한 교육을 받고 행사 첫날부터 일하기 시작했지만 맡겨진 역할은 모집 내용과 달리 통역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일들이었다.

회사측은 행사 기획 및 운영 계획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작업을 행사 요원들에게 할당했다.

등록 데스크에서 행사 참가자 명단을 받는 일,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줄 자료나 프로그램 진행 파일 정리 등 갖가지 수작업은 물론 심지어 연회장 안내 멘트까지도 요원들에게 맡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요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식사 제공에서도 약속대로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고위급 인사가 온다는 이유로 자리를 뜨면 안 된다며 식사를 거르게 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첨단 디지털 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국제 행사를 진행하려면 전문성과 효율성이 필요하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가 세계적인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하고 우리나라 디지털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제 행사였던 만큼 행사 기획과 운영을 담당할 외주사를 선택할 때도 신중을 기하고 그 과정이 매끄러운지도 체크했어야 했다.

서울 디지털 포럼을 진정 수준 높은 국제 포럼이 되게 하려면 말이다.

송현범 생글 기자(민사고 2년) rsongsnu11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