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버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들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집값 버블을 경고하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동산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가 시작됐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질 것" "부동산 시장이 버블의 저변에 와 있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지금보다 20∼30%가량 내려갈 것" 등 현재 부동산 시장이 거품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인 것처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 등 몇몇 지역은 아예 구체적으로 '버블 세븐'으로 지목하면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박과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만약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서서히 빼는 '연착륙'을 주도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시장의 '경착륙'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세금이나 재건축 규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가 지나친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구체적인 지역까지 거론하며 거품론을 증폭시키는 것에 대해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쪽의 시각이 맞을지는 좀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은 무의미한 거품 논쟁보다는 만약 거품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제거해 시장의 충격을 줄일지 혹은 거품이 있는데도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시장(집값)과 한판 승부를 내려는 것 같은 인상을 줘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좀더 차분하게 부동산 시장과 거품 논란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