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타계한 후 보건 의료계는 물론 세계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의 애도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평생을 의료봉사에 바치며 '21세기 슈바이처'로 불렸던 그는 한국인 최초의 선출직 유엔 산하 국제기구 수장이기도 했다.

고(故) 이종욱 총장처럼 UN 등 각종 국제기구에 소속돼 주어진 공무를 수행하는 직원을 국제기구 직원 또는 국제공무원이라고 한다.

국제기구 종사자는 크게 전문직원과 필드 전문가로 나뉜다.

전문직원은 사무총장,사무부총장,사무차장,사무차장보,국장급,과장급,실무직원으로 구분된다.

필드 전문가는 UN 등 국제기구가 개도국에 대한 기술원조 사업으로 특정 기술분야의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이다.

요청국의 요청에 따라 3개월에서 3년까지 일하게 된다.

이 밖에 비서,타이피스트,운전 기사 등 기능직원도 있다.

국제기구 종사는 직업면에서 많은 특권을 보장받는다.

우선 국제공무원으로서 정년퇴직(62세) 때까지 신분을 보장받는다.

국제기구 직원은 자기 나라의 여권과 UN여권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UN여권으로 세계 어느 나라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또 전문직 이상 사무국 직원에 대해서는 회원국 정부 중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국가공무원에 상당하는 보수를 지급한다는 원칙에 따라 보수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국제기구 종사자들은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해야 하며 여러 국가 출신의 동료와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일해야 한다.

흔히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일부 오지 국가에서 활동하는 경우엔 풍토병에 걸릴 위험도 있다.

사명감이 없다면 해내기 어려운 직업이다.

국제기구 직원이 되려면 채용 시스템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채용공고다.

국제기구는 직원의 퇴직,전출,보직신설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고 내부에 적임자가 없는 경우 국제적으로 적임자를 공모한다.

필요한 보직의 직무내용,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직원모집 공고가 회원국 정부 및 관련기관에 배포된다.

UN의 경우 직원 채용시 지리적 배분원칙을 적용하며 국가별 안배도 고려한다.

예산분담률 대비 적정진출 규모에 미달하는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국별 경쟁시험을 실시해 실무직원을 신규 채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까지는 적정진출 범위에 속해 있었으나 2001년 이후 예산분담률이 상승하면서 과소진출 국가로 분류돼 2002,2003,2004,2005년 연속 국별 경쟁시험을 치렀다.

외교통상부에서도 1991년 UN가입 이래 한국인 직원 수가 적정진출 범위에 미달할 때마다 국별 경쟁시험을 유치해 우리 국민의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2005년 12월까지 35명의 한국인이 합격했으며,이 중 25명이 신규로 임용됐다.

모집분야 및 채용직급은 매년 각 부서의 인력수요에 따라 결정되는데 UN사무국에서 채용을 위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합격자 선정,채용여부 결정 등 주요사항을 주관한다.

우리 정부는 국내홍보,시험장 및 감독관 지원 등 행정편의를 제공한다.

2006년도 유엔국별 경쟁시험은 7개 분야로 △건축 △인구 △사서 △과학기술 △안전 △통계 △웹디자인/개발 분야에서 채용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

외교부에서는 국제기구에서 제공하는 직원모집공고,채용 전 프로그램,국별 경쟁시험 등 국제기구진출 관련 정보를 재외 공관을 통해 입수하며 '국제기구 채용정보'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 제공하고 있다.

국제기구 취업을 희망한다면 외교부가 매년 1회 정도 실시하는 JPO제도를 디딤돌로 삼을 만하다.

JPO란 파견 기간 이후 해당기구의 정식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국 정부 비용 부담하에 유엔 및 기타국제기구에 수습직원을 파견하는 제도다.

글로벌 시대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많은 돈을 국제기관에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외국어 실력과 국제기구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국력에 상응하는 만큼 국제기구 종사원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UN직원 1만5000여명 중 한국인은 40여명에 불과하며 전체 38개 국제기구로 따져도 수백 명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국력이 커질수록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는 만큼 직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자신만의 전문영역,외국어 능력,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