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방법이 크게 바뀐다.

재무제표는 한 기업이 매년 영업을 해서 얼마의 돈을 벌었는지,일정 시점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보고서다.

한마디로 회사의 살림살이를 한 눈에 요약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런 재무제표 작성방법이 변경되는 것은 주식투자를 하거나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의미가 크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재무제표란 뭘까?

우선 재무제표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재무제표(財務諸表·financial statements)는 기업이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다양한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는 여러 개의 보고서 또는 표의 집합체다.

현재 재무제표라고 할 때 지칭하는 것은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다.

대차대조표는 분기말(3,9월) 반기말(6월) 연도말(12월) 등 일정한 시점에 회사의 재산 상태를 보여준다.

대차대조표는 자산 부채 (자기)자본으로 다시 세분된다.

자산은 현금 부동산 재고자산 기계설비 등 회사의 재산목록이라고 보면 된다.

부채와 자본은 어떻게 돈을 조달해 그 자산을 보유하게 됐는가를 보여준다.

은행 등으로부터 빌려 마련했다면 부채(타인자본)가,주주들이 낸 돈이나 이익 중 배당하고 남은 잉여금은 자본이 된다.

따라서 '자산=부채+자본'이라는 등식은 늘 성립하게 된다.

손익계산서는 기업이 일정기간 돈을 총 얼마 벌어(수익 또는 매출),얼마를 지불(비용)해,얼마를 남기거나 손해 봤는가(손익)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매출에서 원재료구입비 등 매출원가를 빼 매출총이익을 구한다.

여기에 다시 인건비 접대비 등 판매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고 이자비용 등 영업외이익과 비용을 가감하면 경상이익이다. 이후 세금을 차감해 순이익을 계산하게 된다.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는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처분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 장사하고 남은 돈 중 주주에게 얼마를 나눠 주고(배당),미래 투자를 위해 얼마를 쌓게 되는지(내부유보),작년부터 넘어온 내부유보금과 올해 것을 합치면 총 얼마가 남는지 등을 설명해 준다.

현금흐름표는 현금의 유출입 상황을 보여준다.

기업은 외상으로 물건을 팔거나 원재료를 사는 경우가 빈번하다.

때문에 손익계산서상의 매출과 비용이 반드시 현금흐름과 일치하지 않게 되는데,그래서 작성하는 게 현금흐름표다.

○변경되는 재무제표 작성방법

내년부터는 이 같은 재무제표 구성요소와 작성방법이 크게 바뀌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재무제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 사용하는 재무제표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이를 고쳐 국제적인 비교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우선 재무제표 구성요소로 자본변동표가 추가된다.

앞서 설명한 (자기)자본은 다시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자본조정 등으로 세분(내년부터는 기타 포괄손익 누계액이 신규로 생기는 것도 변경사항임)된다.

자본변동표는 이들의 크기와 변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고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옛날 재무제표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서도 자본의 변동 내역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표시 방법도 일부 바뀐다.

먼저 대차대조표의 자산,부채,자본에 대한 구분 표시가 일부 변경된다.

지금까지 자산은 크게 유동자산(당좌자산,재고자산)과 고정자산(투자자산,유형자산,무형자산)으로 구분됐지만 내년부터는 유동자산(당좌자산,재고자산)과 비유동자산(투자자산,유형자산,무형자산,기타 비유동자산)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현재 유동자산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느냐 여부로 판별하지만,앞으로는 회사별 정상 영업주기(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대금회수를 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분류 기준으로 추가된다.

손익계산서도 국제회계 기준에 맞도록 고친다.

현행 손익계산서는 '매출→매출총손익→영업손익→경상손익→특별손익→당기순손익' 순으로 적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특별손익 항목은 없어진다.

대신 계속(주력)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익과 중단사업에서 생기는 손익이 새로 삽입된다.

이에 따라 손익계산서는 '매출→매출총손익→영업손익→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익→계속사업손익→중단사업손익(법인세 차감 후)→당기순손익' 순으로 지금보다 복잡하게 바뀌게 된다.

이상열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mustafa@hankyung.com


[ 이익에도 質이 있다 ]

◆ 재무제표 보는 법

주식투자를 할 때는 필수적으로 재무제표를 참고해야 한다.

이 때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무엇보다 손익계산서를 볼 때는 '이익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매출액이나 이익이 전년에 비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여러 이익항목 중에서도 특히 영업이익이 중요하다.

손익계산서의 제일 마지막 항목인 당기순이익이 흑자이더라도 영업이익이 적자라면 그 회사의 영업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

부동산 등 회사 자산을 팔아 일시적으로 영업외이익이 크게 늘어 흑자를 기록했을 수 있고 그럴 경우 흑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차대조표를 볼 때는 안정성 지표를 살펴보자.재고자산이나 지급어음(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발행한 어음)이 갑자기 늘었다면,자금 순환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도 적정한지 확인해야 한다.

상장기업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dart.fss.or.kr)에 게시하는 사업보고서와 주석사항도 면밀히 살펴보자.이를 통해 관계회사나 진행 중인 소송,빚보증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회계법인(감사인)이 제시하는 감사의견도 살펴봐야 한다.

감사의견은 △회계처리에 큰 오류가 없다는 걸 뜻하는 '적정'과 △결함이 있을 때 받는 '한정''부적정''의견거절' 등 모두 4가지가 있다.

적정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작성돼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를 재무상태가 좋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