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TV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여주인공은 '파티셰'로 일했다. 드라마와 함께 '파티셰'라는 직업이 부각된 이후 청소년 사이에서 그 지망생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파티셰(Patisserie)란 불어의 '파티스리(patissirie)'에서 온 용어. 케이크나 쿠키 파이 등을 만드는 제과.제빵사를 의미한다. 밀가루 설탕 계란 등 각종 재료를 배합해 빵,파이,비스킷,캔디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임무를 맡는다. '삼순이'처럼 고급 레스토랑에서 케이크를 굽고 빵,쿠키,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사람에서부터 동네 작은 빵집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그 영역은 다양하다.

달콤한 완성품 한 개를 탄생시키려면 만만찮은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15kg에 달하는 밀가루 포대를 지고 나르고 팔이 떨어져라 밀가루 반죽을 하고,뜨거운 열기를 참으며 오븐에서 반죽 굽기에 이르기까지 빵 한 개를 만들기 위해 5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파티셰들은 자신이 힘들여 구운 빵이나 케이크를 고객이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를 건넬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파티셰 일을 잘 하려면 정교한 손놀림과 꼼꼼함을 갖춘 사람이 유리하다. 새로운 빵과 과자를 개발할 수 있는 창의력도 요구된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미적 감각도 있으면 도움이 된다. 제과.제빵사는 오랜 시간 서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파티셰가 되려면 드라마에서처럼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일본 도쿄제과학교 등 해외 전문학교에서 과정을 익힐 수 있다. 물론 국내 사설학원에서 훈련과정을 이수하거나 숙련된 제과.제빵사를 보조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또 대학 식품가공학과,제과제빵학과 등에서 전문지식을 익혀 취업하는 길도 있다.

관련 학과로는 전문대학 및 대학교의 조리과학과,조리과,제과제빵과,제과데코레이션과 등이 있다. 관련 자격 및 면허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제과기능장,제과기능사,제빵기능사 등의 국가기술자격이 있다.

제과기능사 및 제빵기능사 자격증은 제과점을 개업하거나 취업하는 데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제과점에 따라 가산점이나 자격수당을 주는 곳도 있다. 직접 제과점을 경영하고자 한다면 프랜차이즈업체나 자영제과점에서 5~10년 정도 경력과 기술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 프랜차이즈업체의 경우 수시로 제과.제빵사를 채용하며 특별한 자격요건은 없다.

소비자의 입맛이 점차 까다로워지는 데다 갈수록 새로운 제품을 찾는 추세이므로 제과.제빵사는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의 최신 빵 트렌드나 제조 기술을 틈틈이 연구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밥을 주식으로 하던 식생활 문화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는 추세다. 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빵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직업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또 음식 소비를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 고급제품을 찾는 경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영 제과점의 경우 점포가 과잉상태고 제품의 맛과 질에서 고객의 입맛을 끌지 못하는 영세 업체들은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도태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원재료 가격인상으로 인한 마진 감소,인건비 부담 등도 제과.제빵사 고용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5년간 제과.제빵사의 고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급브랜드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제과점,베이커리 카페 등 차별화된 제과점에서는 고급기술자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빵을 만드는 데는 수작업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다.

한국제과기술연구협의회 사이트(www.bestbakers.or.kr)에서 파티셰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을 참고할 수 있다.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