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원서값만 100만원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최근 학교 담임교사나 학원 상담강사로부터 이런 충고를 들었다는 고3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2008학년도부터 대입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제도 변경 전 마지막 시험인 올 2007학년도 입시에 '올인'하려는 재수생과 반수생(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재수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커트라인도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교사 및 수험생들은 수시와 정시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이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수능 이후에 치러지는 정시의 경우 산업대를 제외하고 응시기회가 가·나·다군의 3회에 불과하지만 수시 1학기와 2학기 전형은 시험 날짜만 다르면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 선택에 따라 10개 이상의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다.

올해 응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마음먹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올 7월 있을 수시 1학기 전형에 대한 관심도 예년에 비해 부쩍 높아지는 추세다.

주요 학원의 평가실 관계자들은 "수시 1학기의 경우 모집 인원이 적고 독특한 적성이나 특기를 많이 반영하는 특별전형의 성격이 강해 지난해까지 학생들이 지원하기를 꺼렸지만 올해는 재수를 피하겠다는 재학생들이 대거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응시자 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수시 1학기에 응시하면 시험 경험을 일찌감치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칫 수학능력시험에 소흘해 질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도움으로 수시 1학기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분석한다.

올해 입시에서 전국 200개 4년제 대학들은 7월 수시를 통해 전체 입학정원 37만7463명 중 7.5%에 해당하는 2만8552명을 뽑을 계획이다.

전체 선발 규모는 적지 않지만 지방소재 대학들이 학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전형일정을 수시쪽으로 앞당겨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서울 수도권 소재 상위권 대학의 선발 인원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 1학기에는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고려대는 수시 1학기에 568명(일반전형+특별전형)을 뽑으며 △연세대 544명 △서강대 167명 △이화여대 318명 △성균관대 357명 △한양대 519명 등을 수시로 모집한다.

서울 수도권 소재 상위권 대학을 목표하고 있다면 수시 1학기를 통한 입학기회는 그다지 넓지 않다는 얘기다.

대입 전문가들은 수시 1학기에 △논술이나 구술면접 같은 대학별 시험에 강하고 △학생부에서 특별한 흠결이 없으며 △수능점수가 내신이나 대학별 고사에 비해 두드러지게 낮은 학생들이 지원해 볼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 1학기를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며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시 1학기의 합격선이 정시보다 높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 1학기 준비를 하다보면 수능에 소흘해지기 쉽다"며 "지난해에도 수시 1학기 준비에 집중하다 수능이 당락의 중요한 변수가 되는 수시 2학기(조건부 합격자 선발 후 일정점수 이상의 수능 점수를 받아야 최종 합격)와 정시를 줄줄이 놓친 수험생이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시 1학기의 승부처는 논술고사,면접·구술고사 등의 대학별고사다.

이들 시험은 수험생의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전형기준과 전형방법은 대학이 자율로 정한다.

최근 경향을 살펴볼 때 수시와 정시를 가릴 것 없이 학생부성적 반영 비율은 낮아지는 대신 대학별고사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2006학년도 입시의 경우 서울지역 주요대학들이 외형상 학생부를 50~70%까지 반영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90% 이상 내신 기본점수를 줘 학생부의 실질 반영비율이 10% 수준을 넘지 못했다.

반면 대학별고사를 보는 대학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심층면접은 수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논술도 대학에 따라서는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대학별고사를 시행한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시 1학기 전형을 치르기로 결정했다면 지원 대학의 수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너무 많은 대학의 입시를 한꺼번에 준비하다 보면 공부 리듬을 빼앗기게 되고 수능 준비에도 차질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1~2곳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비타에듀 김수연 연구원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만 골라 시험을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며 "수시 2학기와 정시 대학별고사 유형을 미리 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 2007학년도 수시 1학기 지원 10계명 ]

1 수시냐 정시냐 여부를 먼저 결정한다.

2 수시 지망 대학을 1~2개 선정한다.

3 지망 대학의 수시 요강을 꼼꼼히 분석한다.

4 주요 전형요소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

5 지망 대학의 기출문제를 확인한다.

6 수시는 소신 지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7 수시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안 된다.

8 심층면접 및 논술 대비는 평소 공부와 연계해서 한다.

9 수시 지원시 필요한 각종 서류는 미리 챙겨둔다.

10 수시를 지원하더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는 열심히 한다.

자료=비타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