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의 파벌은 한국체대파와 비(非)한국체대파로 나뉜다. 2000년 이전에는 한국체대 출신이 빙상 선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막강한 파워를 행사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선수 선발이나 훈련 방법 결정 등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한체대 출신에 대해 비한체대 출신이 하나로 뭉쳐 대항하면서 파벌이 형성됐다.

이들의 다툼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며 대중에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곪아터지기 직전까지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수면 아래 잠복해 암암리에 작용해왔던 빙상계 파벌 문제는 지난해 5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태릉선수촌 입촌을 거부하면서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빙상연맹이 입촌을 거부하는 선수들에게 규정대로 퇴촌 조치를 내리는 대신 각각 원하는 코치에게 훈련받게 해달라는 선수들의 요구를 수용했고,이에 따라 한체대파와 비한체대파로 나누어져 따로따로 훈련을 하는 '파벌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남자 대표팀 코치는 비한체대파인 송재근(단국대 출신)에게 맡기고,여자 대표팀은 박세우 코치(한체대 출신)에게 맡기면서 선수들도 각각 선호하는 코치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

한국체대 재학생인 안현수는 남자 선수지만 여자팀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고,여자인 진선유(광문고)와 변천사는 남자 코치쪽에서 지도를 받는 기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변천사는 한국체대 소속임에도 본인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송 코치를 택해 "변천사가 한국체대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