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이야기] 43. 여론조사의 오차
여론조사 기관이나 신문사가 발표하는 여론 조사에서 '오차' 혹은 '오차의 한계'는 종종 틀리게 발표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사에서 오차는 ±3%, ±5% 등과 같이 퍼센트(%)로 발표한다.

그러나 이 때 %는 잘못된 표현이다.

오차를 나타낼 때는 기준(표본의 크기)이 같으므로 %포인트로 표시해야 한다.

즉 오차는 ±3%포인트,±5%포인트 등으로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여론 조사는 전체(모집단)를 다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표본만을 조사한다.

따라서 당연히 오차가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한 여론 조사에서 승용차의 10부제에 대한 찬성 비율이 53%이고 오차는 ±5%포인트라고 발표했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이 말은 표본 조사에서 찬성률이 53%로 나타났지만 표본이 아닌 전체를 실제로 다 조사하는 경우에는 찬성률이 (53-5)%와 (53+5)% 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오차를 그냥 %로만 표현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틀림)승용차 10부제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부제에 대한 찬성률이 53%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이며 오차는 ±5%이다.


(맞음)승용차 10부제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부제에 대한 찬성률이 53%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이며 오차는 ±5%포인트이다.


표본조사 결과 찬성률이 53%로 나타났지만 오차를 감안하면(전체를 다 조사한다면) 실제로는 찬성률이 (53-5)%에서 (53+5)%,즉 48%와 58% 사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은 두 번째 표현이 올바른 것이다.

두 표현의 차이를 좀 더 설명하자.

# 찬성 53%,오차 ±5%포인트의 의미

53%±5%포인트=[53-5에서 53+5]=[48%에서 58%].즉 찬성 비율은 48%에서 58% 사이에 있다.


# 반면 찬성 53%,오차 ±5%의 의미

53의 5%는 2.7이므로 53%±2.7%=[53-2.7에서 53+2.7]=[50.3%에서 55.7%].즉 찬성 비율은 50.3%에서 55.7% 사이에 있다.

오차를 ±5%라고 할 때와 ±5%포인트라고 할 때의 실제 찬성 비율이 존재할 구간은 ±5%라고 할 때가 훨씬 좁으므로 조사가 더욱 정확하다는 인상을 준다.

더욱이 오차가 ±5%라고 한다면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가 10부제에 찬성한다는 (최하가 50.3%)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차가 ±5%포인트라고 한다면 찬성 비율이 과반수가 아니므로 (최하가 48%) 10부제 추진의 여론적인 뒷받침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포인트 대신 %를 사용하면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이 정반대일 수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이나 신문 등에서 발표하는 조사 결과에서 퍼센트 포인트 대신 대부분 퍼센트(%)로 오차를 발표하는 이유는 왜일까? 이런 차이를 몰라서 그대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아마도 조사의 신뢰도를 더 높게 보이려고 의도적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몇 주 동안 퍼센트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퍼센트에 대한 내용을 이번주로 마치면서 내용을 정리해 보자.

퍼센트는 상대적인 크기를 비교하는 데 유용하지만 잘못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퍼센트 기호가 갖는 수학적,과학적이라는 권위 때문에 왜곡이나 속임수가 잘 통하게 된다.

퍼센트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퍼센트를 하나의 숫자 정보로서 이해해야지 데이터 자체를 대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퍼센트는 종종 원래의 데이터가 갖는 중요한 면을 숨긴다.

따라서 퍼센트는 퍼센트가 계산된 원래의 숫자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특히 기준이 되는 숫자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미미한 변화도 높은 퍼센트로 표시된다.

실제 기준이 되는 숫자와 함께 제시되지 않는 퍼센트는 속일 의사가 있다고 보아도 된다.

퍼센트를 대하면 먼저 무엇에 대한 퍼센트인지,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기준을 바꿔치거나 골라 잡음으로써 퍼센트를 과장·과소하게 표현할 수 있다.

둘 이상의 퍼센트가 비교될 때는 그 퍼센트가 비슷한 크기의 기준으로부터 나왔을 경우에만 비교 의미가 있다.

기준이 다른 퍼센트의 비교는 결과의 왜곡을 가져온다.

또한 퍼센트끼리 더하거나 퍼센트의 퍼센트를 내는 경우에도 기준이 같아야만 의미가 있다.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는 간단하고 쉬운 개념인 데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잘못 사용되거나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듣는 사람에게 주는 인상이 퍼센트로 표현할 때와 퍼센트 포인트로 나타낼 때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판단해야 한다.

퍼센트에서 소수점의 표현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소수점 이하 한 자리로 표현한다.

소수점 이하 두 자리 이상으로 퍼센트를 나타내는 것은 정확하다는 인상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항에 주의하면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게 되는 퍼센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충분할 것이다.

김진호 교수 jhkim@kndu.ac.kr

[ 약력 ]

△서울대 경영대 졸업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박사

△(전)KBS 선거예측조사 자문위원

△(현)국방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