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윤리 문제가 또다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기업인들과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 이후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여기자 성추행 파문'의 당사자인 최연희 의원은 국회의원직 사퇴 여론을 피해 20일 가까이 잠적,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직윤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관료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공직자 부정·부패가 늘 골칫거리로 따라다닌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이 정착되고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공직자의 윤리는 더 중요시된다.
공직자가 공적인 일을 처리하면서 자신과 가족 등에게 유리하게 한다면 공정한 국가 운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잇따르는 공직윤리 파문
최근 윤리 문제로 인해 낙마한 고위 공직자는 이해찬 총리만이 아니다.
군사정권에서 벗어나 이른바 민주화 세력에 의해 창출된 문민정부(1993∼1997년)와 국민의 정부(1998∼2002년)는 물론 탈권위와 기득권 해체를 추진해온 참여정부(2003년∼)에서도 공직자들의 도덕성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초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 및 서울대 총장 시절 공금 편법사용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임명 3일 만에 사임했고 얼마 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잇따라 부동산 투기의혹에 휘말려 물러났다.
2004년엔 한승주 당시 미국 대사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외교사절 초청 리셉션에 불참하면서 대신 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물의를 빚었으며 국민의 정부 시절엔 옷로비 파문으로 법무부 장관 등이 옷을 벗었다.
지방자치제와 함께 각종 인허가권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지방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터진 청계천 개발사업과 관련된 뇌물수수 의혹. 양윤재 전 서울 부시장은 이 사건으로 옷을 벗었다.
◆공직 윤리가 더 엄격한 이유
공직자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를 위해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이며 심부름꾼이기도 하다.
그런 뜻에서 공복(公僕)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공직자들은 각종 공공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특히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 고위직일수록 권한은 막강해진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자기집 주변으로 길을 내거나 지하철을 먼저 달리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특혜를 주어 주가를 올리거나 친구가 하는 사업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일이다.
결국에 가서는 현대 사회의 관료제도 전체를 무력화시키는 일이 되고 만다.
공직자들이 공정성을 잃거나 개인 이익에 사로잡힐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일반 민간인과 달리 공직자들에게 특별한 윤리와 규범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법에 의해 정년을 보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감사원 등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의 불편부당한 정책 결정과 태만한 공공서비스 집행으로 한 해에 수천억원씩의 세금이 낭비되고 특정 사업자 등에게 특혜가 제공되고 있다.
◆공직 투명성과 경제성장은 정비례
공공부문의 높은 도덕성이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면 이는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뇌물이나 왜곡된 투자 등 국가 자원의 낭비적 요소가 제거돼 국내 전체적인 투자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제 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05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0점으로 중위권(159개국 중 40위)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위권인 일본 수준으로 부패 정도가 개선된다면 경제성장률도 1.4~1.5%포인트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4년을 기준으로 부패인식지수 7.0 이상인 국가들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에 달한다.
공직윤리는 이미 국제적인 이슈가 되어 있다.
19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뇌물방지협약 체결을 통해 국제 상거래 때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 제공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2003년에는 유엔의 반부패협약이 제정됐다.
김철수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
이해찬 국무총리는 기업인들과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 이후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여기자 성추행 파문'의 당사자인 최연희 의원은 국회의원직 사퇴 여론을 피해 20일 가까이 잠적,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직윤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관료 시스템이 있는 곳에서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공직자 부정·부패가 늘 골칫거리로 따라다닌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이 정착되고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공직자의 윤리는 더 중요시된다.
공직자가 공적인 일을 처리하면서 자신과 가족 등에게 유리하게 한다면 공정한 국가 운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잇따르는 공직윤리 파문
최근 윤리 문제로 인해 낙마한 고위 공직자는 이해찬 총리만이 아니다.
군사정권에서 벗어나 이른바 민주화 세력에 의해 창출된 문민정부(1993∼1997년)와 국민의 정부(1998∼2002년)는 물론 탈권위와 기득권 해체를 추진해온 참여정부(2003년∼)에서도 공직자들의 도덕성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초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부동산 투기 및 서울대 총장 시절 공금 편법사용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임명 3일 만에 사임했고 얼마 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잇따라 부동산 투기의혹에 휘말려 물러났다.
2004년엔 한승주 당시 미국 대사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외교사절 초청 리셉션에 불참하면서 대신 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물의를 빚었으며 국민의 정부 시절엔 옷로비 파문으로 법무부 장관 등이 옷을 벗었다.
지방자치제와 함께 각종 인허가권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지방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터진 청계천 개발사업과 관련된 뇌물수수 의혹. 양윤재 전 서울 부시장은 이 사건으로 옷을 벗었다.
◆공직 윤리가 더 엄격한 이유
공직자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를 위해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이며 심부름꾼이기도 하다.
그런 뜻에서 공복(公僕)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공직자들은 각종 공공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특히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 등 고위직일수록 권한은 막강해진다.
예를 들어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자기집 주변으로 길을 내거나 지하철을 먼저 달리게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특혜를 주어 주가를 올리거나 친구가 하는 사업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일이다.
결국에 가서는 현대 사회의 관료제도 전체를 무력화시키는 일이 되고 만다.
공직자들이 공정성을 잃거나 개인 이익에 사로잡힐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일반 민간인과 달리 공직자들에게 특별한 윤리와 규범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법에 의해 정년을 보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감사원 등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의 불편부당한 정책 결정과 태만한 공공서비스 집행으로 한 해에 수천억원씩의 세금이 낭비되고 특정 사업자 등에게 특혜가 제공되고 있다.
◆공직 투명성과 경제성장은 정비례
공공부문의 높은 도덕성이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면 이는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뇌물이나 왜곡된 투자 등 국가 자원의 낭비적 요소가 제거돼 국내 전체적인 투자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제 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05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0점으로 중위권(159개국 중 40위)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위권인 일본 수준으로 부패 정도가 개선된다면 경제성장률도 1.4~1.5%포인트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4년을 기준으로 부패인식지수 7.0 이상인 국가들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에 달한다.
공직윤리는 이미 국제적인 이슈가 되어 있다.
19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뇌물방지협약 체결을 통해 국제 상거래 때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 제공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2003년에는 유엔의 반부패협약이 제정됐다.
김철수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