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는 넓다.

등교 길에 만나는 버스기사 아저씨부터 학교 선생님,문방구 주인,식당 아주머니,학원강사 등 다양한 종류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슈퍼마켓이나 백화점,할인점에 진열된 무수한 상품들을 만들어내는 직업들이 있고,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들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하지만 생글생글 독자들이 알고 있는 직업의 세계는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변호사 의사 교수 공무원 가수 등 인기있는 직업군(群)에 한정돼 있거나 어렴풋이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직업에 대해 알고있는 것이 적다보니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제약을 받게 된다.

생글생글은 여러분들이 진로를 선택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직업의 세계'를 연재한다.

여러분들의 진로 개발을 도와줄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난 앞으로 뭘 해먹고 살지'의 저자로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교육인적자원부 위탁 진로정보센터 상담팀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네이버 블로그 등에 스카우트 취업성공전략 전문가 칼럼과 이영대박사의 종합진로정보망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진학진로상담지도 이론,진학진로 정보의 수집과 활용,직업사회의 변화와 성공직업인 멘토링, 자녀진로지도 방안 등을 강의하고 있다.YMCA가 운영하는 진로진학상담실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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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와 특수목적고 등을 포함해 고교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의 숫자는 국내 전체 직업 수(1만여개)에 턱없이 모자란 272개에 불과했다.

계열별로는 문과생의 선호직업이 227개,이과생은 221개였다.

성별로는 여자가 214개,남자가 235개로 나타났다.

학년이 높을수록,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농촌보다는 대도시 학생들이 종사하고자 하는 직업이 더 많았다.

이 가운데 전체 고교생의 절반가량이 선택한 직업의 숫자는 19개에 그쳤다.

중·고등학교 교사,의사,공무원,사업가,컴퓨터 프로그래머,건축설계사,인테리어 디자이너,유치원교사,회사원,경영인,간호사,디자이너,컴퓨터 관련직업(인터넷 게임업체 등),경찰,한의사,치과의사,호텔지배인(호텔매니저,호텔리어),방송PD,직업군인 등이었다.

전체의 90% 학생이 선호한 직업도 113개에 불과했다.

또다른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남녀 고등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래 희망 직업으로 남학생들은 기술공학(11.8%)계통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교육계 10.9% △컴퓨터 관련직 10.7% △관료·법조계 9.4% △의료계 7.3% △경영사무직 6.7% △과학연구직 5.7% 순으로 응답했다.

여학생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분야는 교육계(21.6%)였고 다음으로 △의료계 12.8% △미용·디자인계 10.9% △관료·법조계 4.4% △언론방송계 4.3% △음악계 3.9% △미술계 3.8% 순으로 남학생들과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커리어넷'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수만명의 고교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직업을 파악해본 결과 첫번째는 가수였다.

그 다음은 의사였고 사회복지사 한의사 호텔종사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들을 중심으로 고교생들의 직업과 관련한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교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은 학부모들이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가수가 가장 궁금한 직업으로 나타난 것은 고등학생들의 직업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학생들은 장래 희망 직업을 생각할 때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이나 의사 등을 선호하는 이유다.

여학생들은 최근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강조되는 여성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미래의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학교나 방송 등에서 흔히 접하는 직업에 편향돼 있다.

학생들이 거명한 직업들의 상당수가 전통적인 직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서 실제 학생들이 미래에 종사할 직업과는 많은 격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사 공무원 경찰 등에 실제로 종사할 사람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지식기반 경제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할 때 신규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현상에 기초해 우리 청소년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진로지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첫째 자녀에게 일과 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직업에 대해 많이 알수록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직업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제시해 학생들이 정확한 직업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에게 직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부모와 교사들도 직업에 관해 공부해야 한다.

스스로 직업탐색을 통해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고 있어야 자녀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셋째 직업에 대해 아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5일 수업제 확대에 따라 휴무토요일에는 현장 탐방이나 인턴십 등의 방법으로 직업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영대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