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서울대 입학식 날이다.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 입학식 행사장인 체육관으로 걸어갔다.

일찍 나온터라 사람은 별로 없었다.

사회대 지정석에 앉아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멋도 모르고 보냈던 고등학교 1학년 생활,서클활동으로 분주했던 2학년 생활,그리고 생글생글과 함께 한 3학년 생활….

학생 시절에는 공부가 가장 소중하다고 한다.

분명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지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배우는 지식까지 포함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교 안에서보다는 학교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수련회에서 만난 사람들,방송부에서 만난 친구들,특히 한경학생기자단 친구들과 선배님들이 없었다면,'기자'라는 나의 꿈을 만들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젖어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여러 교수들이 단상에 오르면서 입학식은 시작됐다.

입학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학사보고와 신입생 선서를 마치고 난 뒤에는 정운찬 총장의 축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 총장의 축사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축사였다.

신 교수는 "20년 동안의 수감생활이 또다른 대학생활이었다"며 축사를 시작하였다.

모두 다 주옥 같은 말들이었지만,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오늘을 찬란한 꽃의 계절로 맞이할 것이 아니라 땅 속에 씨앗을 묻는 긴 여정의 출발로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말이었다.

신 교수의 말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잊지말자.우리는 아직 꽃이 아니라 씨앗이다. 모든 것을 이루어놓은 사람이 아니라 이제부터 무언가를 이루어나갈 사람들이다'라고 말이다.

나는 그날 '나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이승호 생글기자(서울대 사회과학부 1년) lovegwij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