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리니지'에서 확인된 명의도용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 발생 사흘째인 지난 15일 도용피해 신고가 폭주하면서 명의도용 피해 집계 발표가 중단됐다.

전날까지 5000여건이던 신고 건수는 이날 8500건이 추가돼 1만3500건으로 불어났다.

리니지 서비스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이날 전화 이메일 팩스를 통한 신고가 폭주해 한때 집계 불가능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명의도용 신고자 중에는 게임을 전혀 모르는 70대 노인 등이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명의도용 시기는 작년 11월부터 올 1월 사이에 집중돼 있으나 2004년 이뤄진 것도 있었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는 14일 '엔씨소프트 명의도용 피해자모임' 카페가 개설됐고 이 사이트는 하루 만에 회원 1200명,방문자 7000명을 돌파했다.

회원들은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이 탈퇴하려 해도 엔씨소프트측이 주민등록등본을 팩스로 보내라고 요구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라고 밝힌 30대 회사원은 "명의도용 신고를 하려고 어제부터 전화를 시도했는데 도무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의 항의가 빗발치자 엔씨소프트는 뒤늦게 대책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신규 가입 시 이름 주민번호 외에 휴대폰 인증을 추가하고 계정 삭제 절차도 간소화했다.

16일부터는 주민등록등본을 보내지 않고도 웹에서 바로 계정을 삭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전자금융 등 인터넷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명의가 이처럼 쉽게 도용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인터넷 업체들이 개인보호보다 수익모델 창출에 몰두하다보니 생긴 일인데,인터넷상에서 명의가 도용당하는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은 기우일까.

임원기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