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에 영화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연간 100여편씩 제작하던 멕시코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연간 10여편만 제작할 정도로 몰락했던 사례를 들며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한국 영화업계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스크린쿼터를 사수하기 위한 영화인들의 모임인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지영 안성기)는 지난 26일 오후 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형준 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은 MK픽처스 사장,신우철 영화인협회 회장 등 2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책위는 선언문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은 반문화적인 구테타"라며 "국제법이 보장하는 제도를 협상도 시작하기 전에 축소함으로써 참여정부는 미국의 문화식민지를 자처하고 나섰으며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지난 93년 멕시코 캐나다 미국 등 3개국이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 미국은 캐나다 정부의 요구대로 문화분야를 제외시켰으며 캐나다와 이스라엘의 FTA,EU와 칠레의 FTA 등에서도 문화분야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유네스코가 채택한 문화다양성협약은 주권국의 문화정책 수립과 집행에 자주권을 국제법으로 보장해 스크린쿼터를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위원장은 "FTA협상이 진행되는 단계별로 투쟁방침을 세분화할 예정"이라며 "투쟁 과정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유관기관인 재경부,문화부,외교부 등과의 TV 공개토론회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혁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