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달러당 970원 선마저 위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10원60전 하락하며 974원에 마감됐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5일(969원70전) 이후 8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무역흑자 지속 △미국 달러화 약세 우려감 증폭 △이에 따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 등 역외에서의 원화매입 증가 △롯데쇼핑 해외상장△외환은행 매각일정 확정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아 최근 급락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콜금리를 동결(연 3.75%)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하락세는 지나친 면이 많다"며 "시장 교란요인이 발견되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박 총재는 최근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지난 1년간 강세를 보였던 미국 달러화가 작년 12월부터 조정을 받고 있고,한국 경제의 체질이 강화되고 있는 점이 함께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환율 하락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지나친 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한은은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질 요인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24원이었던 점에 비춰볼 때 원·달러 환율이 다시 1000원 선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환율의 향후 움직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가격은 미래에 예상되는 변화요소들까지도 적절히 반영하는 법.작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을 유념하자.시장이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