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조사해 온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지난 10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예견되긴 했으나 결과는 새삼 충격적이었다.

비록 복제 개 '스너피'는 진짜로 밝혀졌지만 세계적 연구성과로 찬사를 받아 온 복제배아 줄기세포는 모두 가짜라는 게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과학적 분석이 나온 만큼 황 교수가 주장하는 '줄기세포 바꿔치기'의혹 등은 이제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보고서에 실린 최종 조사 결과를 정리해 본다.

◆2005년 사이언스 논문

황 교수팀은 2005년 논문에서 환자맞춤형 복제배아 줄기세포 11종을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사실은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 줄기세포의 데이터를 조작했으며 그 2개의 줄기세포도 체세포 복제배아가 아닌 수정란으로 만든 가짜였다.

또 황 교수팀이 논문 제출 후에 만들었다고 주장한 줄기세포들도 모두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됐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체세포 복제를 통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확립했다는 게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주요 내용이다.

황 교수팀과 한국세포주은행,서울대,미즈메디병원에 보관 중이던 이 1번 줄기세포 23개 가운데 12개가 난자 제공자 B씨와 상당 부분 일치된 DNA 검사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1번 줄기세포가 진짜 복제배아 줄기세포라면 B씨와 완전히 똑같은 DNA 지문을 보여야 하지만 약 80% 정도만 일치됐다.

조사위는 그래서 '처녀 생식'의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체세포나 정자의 결합없이 난자 스스로가 우연히 수정된 상태가 됐고 여기에서 줄기세포를 뽑아냈다는 것이다.

황 교수팀은 그러나 논문에는 이 줄기세포가 아니라 가짜 줄기세포 사진과 DNA 지문분석 결과를 싣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다.

◆복제 개 '스너피'

스너피는 2005년 네이처에 소개된 세계 최초의 복제 개다.

조사위는 스너피와 스너피의 체세포 제공 개인 타이,대리모 개,난자 제공 개의 혈액과 조직을 얻어 분석했다.

그 결과 스너피는 타이의 복제 개임이 판명났다.

◆사용 난자 수

2002년 1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3년간 4개 병원에서 129명으로부터 2061개의 난자가 채취돼 황 교수팀에 제공됐다.

2004년 논문을 연구할 당시 황 교수는 여성 연구원들에게 난자 기증 의향을 묻는 서식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난자 기증에 개입했음이 드러났다.

◆기술 수준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는 크게 핵이식,배반포 형성,줄기세포주 확립의 3단계로 이뤄진다.

핵이식된 난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하는 황 교수팀의 기술은 개 복제 성과 등을 감안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조사위는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사람의 난자에 핵이식을 하는 기술 중 쥐어짜기에 의한 핵 제거 방법은 이미 동물 난자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 독창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핵이식을 통해 배반포 형성에 성공한 확률은 약 10%로,황 교수팀이 핵이식 조건을 개선해 사람 난자의 배반포 형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지만 독보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아울러 배반포로부터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기술의 경우 줄기세포 실험을 입증할 기록이 전혀 없다고 조사위는 결론 내렸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