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를 보면 '거품(버블)'논쟁이 서서히 달아오를 조짐이 역력하다.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전인미답(前人未踏:이제까지 아무도 가 보지 않음)의 상태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가다 보면 당연히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탄탄대로(坦坦大路)가 이어질지,아니면 돌연 천길 나락(奈落)으로 떨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지금 주가가 '꼭지'이며 조만간 내리막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지금 주가에는 버블이 끼여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은 "버블은 무슨 버블이냐"며 "아직도 한국 증시는 저평가돼 있으므로 앞으로도 한참 더 갈 것"이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버블은 시장가치가 내재가치에 비해 과대평가된 상태
경제현상에서 버블(Bubble)은 자산의 시장가격이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보다 높은 간격(차이)으로 정의된다.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이고,과열(過熱)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
내재가치는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기대수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을 말한다.
시장가격이 이 내재가치를 지나치게 넘어섰을 때 거품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거품은 자산의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았는데도 자산의 시장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란 기대로 투기가 나타나면서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비이성적인 투기행위'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비해 자산의 내재가치 상승을 합리적으로 반영해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붐(boom)'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에서 버블이란 예컨대 개별기업의 주가가 그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비해 턱없이 높게 올라 있는 상태다.
거품이란 꺼지게 마련이므로 특정 개별종목의 주가가 만약 버블이라면 당연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상 주식시장 버블의 대표적인 사례는 1929년 미국 대공황 때가 꼽힌다.
당시 종전(終戰) 후 승승장구하던 미국 경제를 반영하며 천청부지로 폭등하던 주가는 1929년 10월24일에 대폭락(검은 목요일로 불림),미국 대공황의 시발이 됐다.
1990년대 말의 미국 인터넷 투자 열풍도 버블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까지 코스닥 정보기술(IT)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불과 1년여 만에 몇십배씩 폭등한 뒤 결국 동반 폭락한 경험이 있다.
◆버블의 판단기준은 상대적
그러나 증시에서 버블을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을 찾기란 쉽지 않다.
흔히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주당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로 회사가 창출하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제시되는데,이 또한 상대적 지표다.
예컨대 PER가 10배인 A라는 종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해당 업종 평균 PER가 8배라면 이 종목은 일반적으로 고평가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A 종목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외 경쟁업체들과도 비교해봐야 한다.
만약 해외 경쟁업체들의 평균 PER가 15배라면 A 종목 주가를 버블로만 볼 수는 없다.
A 종목은 글로벌 기업인 만큼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의 유수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를 선호하는데,외국인들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매수종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A 종목의 주가가 다른 경쟁 기업들보다 싸다면 매수대상에 포함시킨다.
이 때문에 특정 종목의 투자가치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PER 외에 ROE(자기자본이익률) EV/EBITDA(기업가치를 세금·이자지급 전 이익으로 나눈 수치) 등 각종 전문적인 분석틀을 동원해 기업의 주가 수준을 판단,적정주가를 산정한다.
그러나 주가가 내재가치를 훨씬 뛰어넘은 버블 상태라 하더라도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주식의 수급(주식의 매수세와 매도세의 균형)상태에 따라 내재가치를 뛰어넘어 훨씬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우리 주가가 버블이냐,아니냐의 논쟁 또한 현재로선 정답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선 한국 증시의 평균 PER가 11배 수준으로 올라와 신흥시장 평균치와 비슷해진 만큼 저평가는 대부분 해소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을 뿐더러 대표 우량 기업들의 이익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주가는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는 향후 주가가 증명해줄 뿐이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전인미답(前人未踏:이제까지 아무도 가 보지 않음)의 상태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가다 보면 당연히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탄탄대로(坦坦大路)가 이어질지,아니면 돌연 천길 나락(奈落)으로 떨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지금 주가가 '꼭지'이며 조만간 내리막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지금 주가에는 버블이 끼여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은 "버블은 무슨 버블이냐"며 "아직도 한국 증시는 저평가돼 있으므로 앞으로도 한참 더 갈 것"이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버블은 시장가치가 내재가치에 비해 과대평가된 상태
경제현상에서 버블(Bubble)은 자산의 시장가격이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보다 높은 간격(차이)으로 정의된다.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이고,과열(過熱)이라는 용어가 쓰이기도 한다.
내재가치는 자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기대수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을 말한다.
시장가격이 이 내재가치를 지나치게 넘어섰을 때 거품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거품은 자산의 내재가치가 변하지 않았는데도 자산의 시장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란 기대로 투기가 나타나면서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비이성적인 투기행위'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비해 자산의 내재가치 상승을 합리적으로 반영해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붐(boom)'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에서 버블이란 예컨대 개별기업의 주가가 그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비해 턱없이 높게 올라 있는 상태다.
거품이란 꺼지게 마련이므로 특정 개별종목의 주가가 만약 버블이라면 당연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상 주식시장 버블의 대표적인 사례는 1929년 미국 대공황 때가 꼽힌다.
당시 종전(終戰) 후 승승장구하던 미국 경제를 반영하며 천청부지로 폭등하던 주가는 1929년 10월24일에 대폭락(검은 목요일로 불림),미국 대공황의 시발이 됐다.
1990년대 말의 미국 인터넷 투자 열풍도 버블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까지 코스닥 정보기술(IT)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불과 1년여 만에 몇십배씩 폭등한 뒤 결국 동반 폭락한 경험이 있다.
◆버블의 판단기준은 상대적
그러나 증시에서 버블을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을 찾기란 쉽지 않다.
흔히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주당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로 회사가 창출하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제시되는데,이 또한 상대적 지표다.
예컨대 PER가 10배인 A라는 종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해당 업종 평균 PER가 8배라면 이 종목은 일반적으로 고평가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A 종목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외 경쟁업체들과도 비교해봐야 한다.
만약 해외 경쟁업체들의 평균 PER가 15배라면 A 종목 주가를 버블로만 볼 수는 없다.
A 종목은 글로벌 기업인 만큼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의 유수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수를 선호하는데,외국인들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매수종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A 종목의 주가가 다른 경쟁 기업들보다 싸다면 매수대상에 포함시킨다.
이 때문에 특정 종목의 투자가치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PER 외에 ROE(자기자본이익률) EV/EBITDA(기업가치를 세금·이자지급 전 이익으로 나눈 수치) 등 각종 전문적인 분석틀을 동원해 기업의 주가 수준을 판단,적정주가를 산정한다.
그러나 주가가 내재가치를 훨씬 뛰어넘은 버블 상태라 하더라도 반드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주식의 수급(주식의 매수세와 매도세의 균형)상태에 따라 내재가치를 뛰어넘어 훨씬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우리 주가가 버블이냐,아니냐의 논쟁 또한 현재로선 정답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선 한국 증시의 평균 PER가 11배 수준으로 올라와 신흥시장 평균치와 비슷해진 만큼 저평가는 대부분 해소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을 뿐더러 대표 우량 기업들의 이익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주가는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는 향후 주가가 증명해줄 뿐이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