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살육자'(아랍권)에서부터 '평화의 사도'(미국 등 서방국가)까지 상반된 평가를 한몸에 받고 있는 거물 정치인이다.

1928년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난 샤론은 14세에 군에 입대해 31년을 군인으로 복무했다.

오늘날 이스라엘 지도를 완성한 1967년 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선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가자지구를 차례로 점령하며 '전쟁영웅'으로 떠올랐다.

1973년에는 리쿠드당 창당에 참여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방장관 시절인 82년 레바논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무단 공격하는 과정에서 1800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학살에 연루됐다.

이때부터 그는 아랍인들 사이에서 '베이루트의 살육자'로 불렸다.

2001년 총선 승리로 총리가 됐으며 최근 안보를 위한 전략적 이유로 '중동평화 계획'의 옹호자로 변신했다.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불필요한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에 되돌려주는 게 낫다며 지난해 9월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과 군대를 철수시킨 것.당내 강경파가 반발하자 11월 리쿠드당을 탈당,신당 카디마를 창당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서방에선 이런 그를 '온건파로의 변신' 혹은 '실용주의'라고 치켜세웠고 부시 미 대통령은 '평화의 사도'라는 찬사까지 보냈다.

하지만 샤론이 뇌출혈로 쓰러진 직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세계 최악의 지도자를 제거하게 됐다"고 논평했고,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샤론이 죽기를 바란다"고 저주를 퍼부었다.

이스라엘 내 강경파도 "(신의 땅을 팔레스타인에 내주려는) 샤론에 대한 신의 천벌"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