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새해 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 중단 문제로 한바탕 격돌한 것을 비롯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기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원 부국들은 그들대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다투고 있고 고유가에 자극받은 에너지 소비국들 또한 너나없이 자원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에너지 전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국제 정치 불안까지 가세하면서 기존의 국제 에너지 유통 질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이란 등 후진국들은 에너지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걸고 공세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원을 외교 무기화하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중남미 반미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나 이란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들이 모두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사례들의 하나다.
사실 선진국들에 장악되어 있는 석유시장에 중동국을 중심으로 OPEC이 결성되면서 일대 충격을 주었던 것이 73년 오일쇼크의 시발이었다.
문제는 언제 이 같은 쇼크가 다시 터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에너지를 실어나르는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신경전도 한창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전쟁은 양국의 극적인 타협으로 일단락됐지만 언제라도 유사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이번 가스전쟁의 파장만 해도 결코 적지 않았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국제유가가 치솟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나는 가스관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전역이 순식간에 위기감에 휩싸여들기도 했다.
국제 에너지 전쟁의 이면을 들여다보자.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