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가나다순) 등 7개 주요 사립대학들이 2008학년도 이후부터 3~10%인 대학별 시험의 반영 비율을 20% 선으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학별 시험이 수험생들의 당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성적 변별력 하락이 문제
주요 사립대학들이 최근 발표한 전형안에 따르면 대학별 시험의 반영 비중이 현재보다 최고 7배 선까지 높아진다.
서강대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 반영 비율을 현재 50%에서 20%로 낮추고 대학별 고사를 10%에서 20%로 높인다.
연세대도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4.2%에서 10%로 확대한다.
성균관대는 수능 비율을 50%로 낮추고 논술 비율을 3%에서 10%로 높인다.
이화여대는 학생부 비율을 48%(자연계 50%)에서 40%로 낮추는 대신 대학별 시험 비율을 4%에서 20%로 강화한다.
중앙대와 한양대도 각각 대학별 시험의 비율을 3%에서 20%,5%에서 10%로 끌어올린다.
박동숙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수능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대학별고사의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일선 고등학교의 학생부 성적 부풀리기로 신뢰도가 낮은 상태에서 2008학년도부터 수능성적이 과목별 등급으로만 표시되면 1등급인 학생이 수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수시 1학기 폐지
수시 1학기 전형을 폐지하는 대신 수시 2학기 모집이 확대되는 것도 2008학년도 전형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그동안 대학들은 특기와 적성,내신성적 등을 토대로 수능 점수 없이 일부 정원을 수시 1학기에서 선발해 왔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시처장은 "서울대가 수시 1학기 모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시 1학기 전형은 우수 학생을 미리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지만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시 1학기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졸업생들의 권리를 충분히 인정하는 전형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들 7개 대학의 대학별 시험강화안에 대해 교육당국과 다른 사립 대학들은 떨떠름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개 대학의 2008학년도 대입전형안에 대해 "미리 교육부와 협의를 거친 내용은 아니며 고교 학생부 반영 비율이 축소되는 등 내용 자체가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평가한 뒤 "2008 대입제도의 취지를 살려 향후 대학들이 학생부 반영비중을 높여달라"고 7개 사립대학에 권고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7개 사립대학은 본고사로 변질될 수 있는 대학별 고사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당부도 무시하고 입시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회원 대학이 200개가 넘는데 마치 7개 대학이 대학입시를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결례"라고 비난했다.
◆일선고교는 논술교육 등 강화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논술교육을 강화하는 등 발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엄항섭 풍문여고 교무부장은 "내신 최상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던 수시 1학기 전형이 사라지면 수시 기회가 줄어드는 만큼 학생들의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며 "논술 면접 등이 강화되면 특목고 및 강남권 학교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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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 오프라인으로도 접수 … 다시 긴 줄 >
2007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수험생들이 학교에 길게 늘어선 원서접수 줄을 다시 서야 할 것 같다.
창구를 통한 원서접수가 내년부터 재개되기 때문이다.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200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지막날인 지난달 28일 접수 대행 사이트에 수험생들의 접속이 몰려 인터넷 서버가 연쇄적으로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교육부는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원서를 접수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한 원서접수 개선안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가''나''다'3개 군별로 접수 기간 차별화 △창구접수 및 우편접수를 인터넷 지원과 병행하는 등 접수 방법 다원화 △대학별 자체 서버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 권장 △접수 대행업체 서버 확충 및 방화벽 설치 등이다.
박융수 교육부 대학학무과장은 "현재 모집단위 3개 군의 원서접수 기간이 똑같아 원서접수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서 "3개 군별로 모집기간을 다르게 하면 접수인원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입에서 인터넷 오류로 인해 같은 모집군의 여러 대학에 지원한 중복 지원자들은 지원을 원하지 않는 대학에 내용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내용증명을 제출하지 않고 같은 모집군의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하면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규정위반으로 합격이 취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