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그리고 거짓말

결국 황우석 교수의 환자맞춤형 복제배아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팀이 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에서 공개한 줄기세포는 모두 가짜라는 게 확정됐으며 원천기술 보유 여부까지 의심받게 됐다.


당초 연구용 난자에 관한 윤리 의혹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급기야 복제배아줄기세포의 진위 논란으로 번져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황 교수의 연구 과정과 성과에 대한 '거짓'들이 잇따라 드러났다.


사이언스는 이미 황 교수팀의 2005년 논문을 철회하기로 했고 지난해의 복제배아줄기세포 첫 추출 논문에도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과학계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의 신빙성에마저 의심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과학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이 이번 사건으로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저명한 줄기세포 전문가인 더글러스 멜턴 하버드대 줄기세포연구소장은 이번 사건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급기야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휩쓸고 간 사회적 좌절감은 '공황'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어찌 보면 한 과학자의 작은 행위가 우리 사회 전반을 뒤흔든 거대한 폭풍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과학 연구의 진위문제를 넘어 과학·사회·정치·문화 등 사회 전반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분출시킨 사례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제는 현대사회에서 과학의 의미와 과학자의 윤리에 관한 사회적 성찰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인류 문명의 발달을 이끌어 온 과학기술.브레이크 없이 질주해 온 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제어해야 할까.


그리고 과학자 윤리는 무엇이며 어느 선까지 통제돼야 하는 걸까.


이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물음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