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의 모습은 어떨까.

눈여겨 봐야 할 전 세계 이슈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관심은 전 세계 시장동향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70달러대까지 치솟아 세계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던 국제 석유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금리를 어느 정도까지 인상할 것인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갈수록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을 이겨내고 부활하는 일본,유명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잇는 차세대 성장국가로 꼽은 '넥스트 11' 등이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의 인종 갈등이 어떻게 치유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 집중

2006년 글로벌 투자환경의 최대 이슈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금리인상 문제다.

이달 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앨런 그린스펀에서 벤 버냉키로 바뀌는 것을 계기로 미국이 중단 없이 계속해온 금리인상 행진을 언제 멈출 것인지,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 시기와 폭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이 '제로(0)금리 정책'을 언제 포기할 것인지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FRB는 지난해 12월13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연방기금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높였다.

2004년 6월 이후 13차례 연속 인상시킨 것이다.

현재 시장의 중론은 FRB가 올해 중반까지 금리를 4.75∼5.0%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일단 그린스펀의 마지막 임기일인 1월31일에는 0.25%포인트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하반기에 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CB는 지난해 12월1일 기준금리를 5년 만에 2%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2.75%까지 금리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ECB의 금리인상 문제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일본에선 제로 금리 정책 중단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제로 금리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각료들은 성급한 금리인상이 어렵게 얻은 경기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석유 가격동향 전망은 천차만별

올해 국제유가 전망은 기관별로 배럴당 30달러에서부터 61달러까지 폭넓게 분포돼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올해 유가를 61달러로 점쳤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측통인 세계에너지연구센터는 브렌트유 가격의 경우 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최고 전망치가 최소 전망치에 비해 2배나 클 정도로 국제유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8∼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멕시코만을 덮치면서 70달러대까지 급등한 뒤 연말엔 58달러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석유가격이 다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지난해 고유가로 엄청난 '오일 머니'를 벌어들여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OPEC이 올해 봄 이후 원유생산을 줄일 것으로 예상돼 유가 하락에 많은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산유국을 둘러싼 국제적 이해관계와 투기세력의 동향은 유가 불안을 심화시킬 요인들이다.

러시아 등 OPEC 회원국이 아닌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하루 110만배럴가량 늘릴 것으로 관측되는 것도 국제유가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증시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내로라 하는 투자은행들은 올해 증시도 지난해 못지 않게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평균적으론 10% 안팎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것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일본의 약진이 눈부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유가 추세가 주춤해진 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은 잦아들고 있는 반면 국제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할 것이란 분석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일본 증시가 미국이나 유럽 증시의 상승률을 능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이나 유럽경제의 호조세가 끝물에 접어들었다면 일본 경제의 비상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 중 14∼16%를 일본증시에 배정할 계획이다.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는 지난해 각광받았던 브릭스 국가들보다는 한국 멕시코 등의 주가상승률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올해에도 세계증시 돌풍의 주인공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및 에너지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투자은행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부동산은 약세 보일 듯

올해 세계 부동산 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점진적 과열해소''일본의 상승세 지속''중국의 약세 지속'으로 요약된다.

미국과 유럽의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서서히 꺼지되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주택건설협회(NAHB)는 올해 주택 판매와 신규 주택 건설이 2004년 수준으로 다소 주춤해지겠지만 큰 폭의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10.7%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낮아져 6.5%에 달할 것이며,2007년에는 4.4%대로 낮아지는 등 점진적인 과열 해소 과정을 겪을 것이란 얘기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부동산 시장 역시 거품이 서서히 빠지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신규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새로운 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스톤 등 사모펀드와 헤지펀드,AIG를 비롯한 금융회사 등 해외자금과 REIT(부동산 투자신탁) 등이 일본 내 노른자위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가속화될 경우 대도시 내 상권 중심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올해 20∼30%가량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5월 중국 당국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올해도 당분간 강세로 돌아서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부동산 투기가 극성을 부렸던 상하이의 집값은 푸둥 등을 중심으로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