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끝낸 고3생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수능은 이미 끝났지만 아직 그들의 입시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C모 학원에는 수능 전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하루종일 쏟아지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에 학원 접수처는 시끌벅적하다.

논·구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06 대입 정시모강에서 논술을 반영하는 대학은 20곳,구술을 반영하는 대학은 51곳에 달한다.

학원마다 차이는 있어도 웬만한 정시 논술 대비 강의는 100만원 내외를 호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학생들은 서울로 올라와 학원 수강을 한다.

고동익군(제주 사대부고)은 "학교 선생님은 수능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지만 논술쪽은 아니다"며 "학원 선생님은 논술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라서 단기간에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오게됐다"고 말했다.

김영웅군(광주 고려고)도 "논술 문제는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어쩔 수 없이 사교육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논술 강의를 할 정도의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상위권 대학들은 논술을 요구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상당수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도 다 하는데 나만 안 하기는 왠지 불안해서'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며 학원을 다니고 있다.

대학들이 논술을 실시하는 목적은 논리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들을 분별하기 위해서다.

그 취지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3년 동안 암기식 교육방식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상위권 대학들이 논술을 포기하거나 고등학교의 교육 역량을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이러한 학생들의 논술학원 열풍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승호 생글기자(제주 오현고 3년) lovegwij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