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경우에 학자들은 '과학'이란 말보다 '예술'이란 말을 자주 쓴다. 주가 전망을 포함한 경제 예측도 그런 의미에선 '예술'에 속한다.


어렵기도 하고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그래서 언제나 위험이 따르고 체면 구길 일도 많은 게 사실이다.
[뭐! 경제예측이 다 틀렸다고?] 국제유가 폭락한다더니 70달러도 돌파
미국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12월26일자)에서 '올해 가장 빗나간 경제예측 10가지(The 10 Worst Economic Prediction about 2005)'를 선정,눈길을 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기관과 전문가들이 기상 경기 주가 유가 금값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과적으로 엉터리 전망을 한 것으로 나타나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오차가 가장 큰 1위의 '불명예'는 미국 콜로라도대의 적도기상관측소에 돌아갔다.


콜로라도대는 올해 허리케인이 2004년보다 적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 사태가 발생하는 등 올해는 어느 해보다 허리케인의 피해가 커 '허리케인의 해'가 되고 말았다. 콜로라도대가 전망한 허리케인은 6개였으나 기상관측소에서는 올해 총 14개의 허리케인이 관측됐다.


2위는 올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는 갤럽의 경기 전망 조사가 차지했다.


작년 12월 중순 실시된 갤럽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의 54%가 올해가 2004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답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 경제는 3.7%로 활발히 성장했고 실업률도 30년 평균치보다 낮은 5%를 기록했다.


3위는 뉴욕 월가에서 나왔다.


셰퍼투자연구소 창립자인 버니 셰퍼는 "다우존스지수가 8000으로 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0,805(19일 현재)를 기록 중이다. 그의 전망이 맞으려면 남은 기간에 26% 폭락해야 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5위는 금값과 관련한 전망이다.


런던에 있는 일본 미쓰이글로벌귀금속의 애널리스트인 앤디 스미스는 작년 5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내다팔고 있는 것을 보면 금이 옛 세계의 경제적 유물이 됐다"며 금값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값은 그의 예측대로 '박살'나기는커녕 무려 16%나 뛰어올라 온스당 500달러를 넘어섰다.


6위는 이란 석유장관인 비잔 장가네의 유가 전망.그는 작년 11월 "유가 폭락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증산 경쟁을 들어 유가 약세를 점쳤다.


예측 당시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선.하지만 유가는 올 여름 70달러까지 올랐고 지금도 6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7위와 8위는 특정 주식을 '대박 종목'이라고 찍었지만 시장이 안 따라준 경우다.


익셀시어밸류&리스트럭처링펀드의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미국 전력업체 캘파인을 추천했지만 1년 만에 주가는 91% 폭락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기술주 애널리스트들도 중국 인터넷 기업인 넷이즈닷컴을 추천했다가 주가가 25%나 떨어져 이미지를 완전히 구겼다.


9위는 달러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유로퍼시픽캐피털의 분석가 피터 시프의 전망이다.


달러화 가치는 그의 전망과는 달리 지난 1년 동안 엔화에 대해 14%,유로화에 대해 13% 상승했다.


10위는 구글의 저력을 내다보지 못한 찰스 퍼거슨 IT 전문가의 코멘트.그는 1월1일 테크놀로지 리뷰에 실린 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분야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구글로서는 참신한 전략과 완벽한 매니지먼트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글은 올해 '생존'단계를 뛰어넘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순이익은 7배나 뛰었고 매출도 두 배로 늘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이익은 24%,매출은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계적 경제경영잡지인 포천은 최근 "2006년에는 구글의 고전이 예상되고 야후와 아마존의 부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가지 IT 분야의 기술적 근거를 대면서. 하지만 만약 구글이 내년에도 IT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치를 유지한다면 또 한번 망신당하는 예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는 예측하기보다는 그저 흘러가는 흐름에 맡기는 편이 속편할지 모르겠다.


장규호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