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정시논술 실전 강좌> - 1

논술이 단순히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글쓰기가 아닌 시험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출제자는 학생의 글이 전반적으로 잘 씌어졌는지에 대한 개인적 감으로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정한 채점 요소에 맞추어 객관화된 채점을 한다.


때문에 학생은 문제에서 주어진 요구 사항에 충실히 부응해야 하며 글쓰기 전략을 통해 기본틀을 응용,자신만의 것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가?


우리는 글을 잘 쓰기 위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글쓰기 방법론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다음 6가지 유형을 통해 논술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을 숙지해 보자.


(1) 논제에 대한 이해 부족


어떤 논술 문제이든 '지시문'과 '유의 사항'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쉽게 답할 수 있다.


그것은 작성될 논술문의 구성과 서술 방식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가 '지시문'과 '유의 사항'에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논제를 대충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논술문을 작성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것은 마치 '2+1'을 '5-2'로 바꾸어서 계산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논제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논술문의 절반은 이미 쓴 거나 다름없음을 명심하자.



논 제) 삼각형에서 세 각의 합은 180도이다.


우리는 이 사실이 옳음에 대하여 여러 증명 과정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마음 속으로 믿을 수 있을 뿐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알 수 있는 것'과 다만 '믿을 수 있을 뿐인 것'의 관계는 어떠한가? (500자)



학생 예문) 선천적으로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그가 빛을 볼 수 없다고 가여워하지만 그는 빛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다.


장님에게는 보는 것과 관련된 모든 일들이 확인할 수 없는 것이어서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첨 삭) 이 논제의 핵심은 '알 수 있는 것과 믿을 수 있는 것의 차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에 있다.


위 글은 어떤 학생이 쓴 글의 서론이다.


위 글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는' 학생은 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 수 있다는 것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학생의 논리대로라면 경험하지 않은 모든 것은 곧 모르는 것이 된다.


'알 수 있다'는 것은 직접적인 경험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알 수 있다는 것은 간접적인 경험, 예를 들면 책을 통해, 또는 보편성이 확인되는 다른 어떤 것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장님 역시 빛을 볼 수 없지만, 빛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믿고 있다.


(2) 단순한 논거 나열


논술은 글쓴이의 주장이나 의견을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밝히려고 쓰는 글이다.


따라서 논술에는 분명한 주제가 있고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가 제시되게 마련이다.


주제가 불명확하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글은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으로 씌어졌어도 좋은 논술이 될 수 없다.


뚜렷한 자기 주장과 근거가 있을 때 비로소 논술은 논리적일 수 있다.


논술이 수필이나 여타 문학작품과 다른 점은 바로 이 '논리성'에 있다.


논술은 개인의 감정에 이끌려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닌 논리성과 체계성을 지닌 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논술에서는 어떤 주제나 문제에 대해 자기 견해나 주장을 명확하게 드러내되 자신만의 아집이나 고집이 아닌 그러한 주장을 하게 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논 제) '빈부의 차가 심해질수록 범죄가 양산된다'는 주장을 논증할 것.



학생 예문) ①빈부의 차가 커질수록 못사는 사람들은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기 쉽다.


②그렇게 되면 그들 중에는 그 열등감을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 두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③그렇지 않고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열등의식을 밖으로 표출해,


④일종의 복수라 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⑤그러므로 빈부의 격차가 심하면 심할수록 범죄는 양산된다.



첨 삭) 이 글을 보면 아무런 논거 제시 없이 그저 일방적인 주장만 나열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논거가 없는 일방적인 주장(사실 판단 없는 일방적인 가치 판단)은 설득력을 전혀 갖지 못하는,그저 억지와 강요에 불과하다.


①왜? 근거가 무엇인가? 일방적인 주장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②그렇게 하는 이유는? 일방적인 주장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결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③가슴에 감추는 사람과 무엇이 달라 밖으로 표출하게 되나? 그렇게 볼 수 있는 합리적이고 보편 타당한 기준이나 원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④범죄가 복수라고? 무슨 소린가? 왜, 누구에게 복수하는가? 그리고 모든 범죄는 다 복수인가? 잘사는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나? 범죄의 모든 원인이 빈부의 차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반화의 오류에 주의해야겠다.


⑤객관적이고 공정한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3) 논리적 일고나성 결여


논리적 일관성의 문제는 주장과 근거가 서로 논리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야 하고 단락과 단락 사이,그리고 글 전체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글이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무엇을 주장하는지 분명하지 않게 된다.


특히 학생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실수는 서론과 결론이 호응하지 않는 것이다.



논 제) '정부의 현행 대외통상정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법'에 대하여 논술하라. (300자)



학생 예문)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지금,대외통상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통상 정책은 ①통일성이 결여되었다. ②각 부서가 뭉치지 않고 제각기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③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특히 지도자는 통상 정책에 능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지는 것은 ④통상 정책에 능한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통상 정책이 잘 추진되어야만 우리나라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첨 삭) 표현의 정확성에 대한 문제는 별개로 하고 우선 내용의 논리적 일관성만을 살펴보자.


이 글은 우리나라 대외통상정책의 문제점을 ①통일성이 결여된 것에서 찾고 그 원인으로 ②각 부서가 통일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③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다시 ④통상 정책의 전문가가 없다는 새로운 주장을 함으로써 논리 전개의 일관성을 잃게 하였다.


더욱이 마지막 문장은 그럴듯한 내용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글이고,앞의 전개와 관련이 없는 하나마나한 주장이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이 글은 '대외 통상정책'이라는 가주제만 있을 뿐이지,글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참주제가 없는 글이 된 것이다.


이 글은 ②'통상정책 담당 각 부서의 통일성 결여 극복'을 참주제로 하여 고쳐야 한다.


(4) 비논리적 논증


논증이란 논거에 의한 주장의 논리적 추론 과정이다.


즉 글을 읽는 이에게 글쓴이의 주장과 생각을 객관적 절차에 따라 납득시키고 이해시켜 그 타당성을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한 글쓰기 방식을 의미한다.


이처럼 따져 보는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단정적으로 진술할 경우 이는 논증이 아닌 일방적 외침이 될 뿐이다.


더욱이 주제에 맞는 논거를 다량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논증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논거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논 제) '오늘날의 세계에서 문화는 훌륭한 상품이다'라는 주장을 구체적인 예를 바탕으로 논증하라.



학생 예문) 오늘날의 세계에서 문화는 가장 훌륭한 상품이다.


세계에는 다양한 민족이 있고, ①그 민족마다 다양한 전통 문화,민족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단지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의 문화만을 즐기려 했으나,이제 ②세계화,개방화의 추세에 힘입어 사람들의 관심사도 다양해졌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자국의 독특한 문화를 제공하는 것은 타국인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다.



첨 삭) 이 글은 '문화는 가장 훌륭한 상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읽는 이에게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에 자국의 독특한 문화를 제공하는 것은 타국인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다'가 '문화는 가장 훌륭한 상품이라는 것'의 논거가 되지 못하고 '개방화·세계화' 시대가 왜 문화를 상품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추론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즉,문화가 상품으로 될 수 있는 배경(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만,문화가 상품으로 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개방화·세계화 시대는 왜 문화를 상품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추론 과정이 없다.


한마디로 이 글은 자신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은 논증을 위해서 '세계화''개방화'에 대한 객관적 설명을 전제로('정보 통신의 발달로 세계인은 동시에 같은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는 내용 설명)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른 문화는 그 문화와 관련된 상품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히고,그 결과 현대 사회에서 문화는 훌륭한 상품이 되었다는 논증 과정을 펼쳐야 하며 여기에 오늘날 문화가 훌륭한 상품으로 등장하게 된 예를 제시해야 한다.


①은 비문이다. 그 민족마다는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니면 문장 전체를 '세계에는 다양한 민족이 있고 그 민족마다 갖고 있는 문화 역시 다양하다'로 고쳐야 한다.


②'~의 추세에 힘입어'라는 표현은 없다. '추세에 힘입어'는 '추세에 따라' 또는 '추세에 발맞춰'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