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만화를 보면 수십년간 난치병으로 고생하던 환자가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병에서 회복된다는 미래의 이야기가 나온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기술을 세계적인 과학잡지에 실은 후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만화속 이야기가 곧 실현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황 교수가 개발한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황 교수의 줄기세포 기술에 대한 진위를 놓고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줄기세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되는 것일까.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아 넣은 줄기세포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손에 작은 상처를 입어도 금방 아무는 이유는 뭘까.

최초의 작은 수정란 하나가 어떻게 우리의 복잡한 몸이 될까.

한번 쯤 이런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해답의 열쇠는 바로 줄기세포(Stem Cell)에 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이루는 갖가지 세포들로 커갈 수 있는 근원적인 세포다.

스스로 자기와 똑같은 세포를 만들어 내며 적절한 생체 신호를 받으면 신경이나 근육,뼈 등 특정한 세포로 바뀐다.

그럼 이 줄기세포를 병든 몸의 한 부분에 넣어주면 어떨까.

손상된 세포를 대체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줄기세포가 주목받는 이유다.

물론 그 시기는 장담할 수 없지만.

◆줄기세포란

우리 몸은 210여개 종류의 다양한 세포로 구성돼 있다.

뼈세포,신경세포,심장세포,혈구세포 등등이다.

이런 세포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죽지만 곧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 빈자리를 메운다.

일례로 피부에 상처가 나도 곧 새로운 피부가 만들어지는데,이는 바로 피부세포를 만들어 내는 줄기세포가 피부 아래쪽에 있기 때문이다.

핏속의 혈구세포가 매일 죽지만 다음날 다시 생기는 것도 골수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 덕분이다.

이런 줄기세포에는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가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앞서 예로 든 피부줄기세포처럼 우리 몸 속에 있는 줄기세포이고,배아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의 결합으로 생기는 수정란,즉 배아에만 들어 있는 줄기세포다.

◆성체줄기세포

피부,뼈,간,뇌 등 우리 몸속의 각 부분에 아주 작은 양으로 존재하면서 건강 유지에 필요한 세포들을 만들어 주는 줄기세포다.

대표적인 게 골수 속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조혈 줄기세포인데,그 수가 10만개의 골수세포 중 1개밖에 없을 정도로 아주 적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 골수 이식을 받는다는 것도 사실은 골수속 조혈 줄기세포를 이식받는 것이다.

이런 성체줄기세포는 몸에서 뽑아낼 수 있는 숫자가 적은 데다 한 가지 특별한 종류의 세포로만 발달할 수 있어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몸에서 뽑아 시험관 배양을 통해 숫자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능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탯줄에서 뽑은 제대혈 줄기세포도 연구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생명의 근원인 배아로부터 뽑아내는 줄기세포다.

난자와 정자의 결합으로 생긴 수정란 하나가 어떻게 우리의 복잡한 몸으로 발달하는지를 상상해 보면 이 배아줄기세포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어 응용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이런 배아줄기세포는 특별한 조건에서 배양하면 무한대로 증식시킬 수 있다.

또 노화되지 않은 채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기 때문에 한 개의 세포만 있어도 이를 다수 배양해 수많은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는 199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 박사에 의해 첫 추출됐는데,이 세포는 지금도 노화되지 않은 채 자라고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인 배아에서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로 인한 사회적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 몸속에서 쉽게 암이 되는 것도 단점이다.

일반적인 배아줄기세포는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키고 남은 배아(잉여 배아)에서 뽑아낸다.

하지만 최근엔 환자의 체세포를 정자 대신 난자에 넣어 '복제배아'를 만든 후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