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MS에 메신저ㆍ미디어 플레이어 끼워팔기 중지명령 내렸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動映像 프로그램 및 메신저 '끼워팔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결정이 최근 내려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000년 9월 공정위에 신고서를 접수한 이후 51개월 만이다.


제재 내용은 크게 두 가지.하나는 330억원가량의 課徵金을 내라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향후 10년간 미디어플레이어와 메신저를 떼낸 '분리 버전'과 경쟁 제품까지 함께 넣은 '결합 버전'을 별도로 출시하라는 것이다.


이 중 과징금은 MS의 몸집에 비춰볼 때 거의 '모기에 물린 수준'이다.


따라서 업계의 관심은 두 가지 버전의 '윈도(OS)'에 쏠려 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업계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歡呼聲'이 들린다.


MS의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제대로 한번 붙어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별다른 효과없이 컴퓨터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혼란만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 이익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괜히 미국의 간판 기업을 건드렸다가 국내 주력기업들이 逆風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이다.


◆"독점의 악순환을 끊겠다"


공정위는 서버 운영체제(OS)시장과 개인용 컴퓨터(PC) OS시장에서 모두 독점적 지배력을 가진 MS가 자사 소프트웨어를 끼워 파는 것(결합판매)은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판정했다.


결합판매가 메신저 등 응용 프로그램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이는 다시 '윈도'의 위상을 강화시키는 '독점의 惡循環'이 지속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점도 제재 결정의 배경이 됐다.


다른 회사 소프트웨어를 쓰고 싶어도 윈도에 이미 각종 응용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탓에 '選擇權'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다른 경쟁업체들을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기술발전을 더디게 하고,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좀 더 싼 값에 좀 더 나은' 제품을 쓸 수 있는 기회를 剝奪당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이다.


◆제재 실효성에는 의문


공정위가 51개월간의 고심 끝에 是正 조치를 내렸지만 정작 MS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우선 미디어 플레이어의 경우 국내 사업자 규모가 워낙 미미해 MS가 끼워 팔든 붙여 팔든 별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도 制裁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프로그램 하나 정도 다운받아 사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얘기다.


메신저 시장에서 MS의 'MSN'을 제치고 SK의 '네이트온'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결국 MS가 두 가지 OS를 출시하더라도 기존 소비자들의 행태는 '예전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


MS가 공정위 결정에 不服해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발표한 것도 부담이다.


더구나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공정위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하게 되면 상당 기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물론 이번 사건이 법원으로부터 '수정'이나 '무효'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


◆장고 끝에 악수?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국내 소비자와 기업에 오히려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MS가 공정위의 OS 분리 명령을 계기로 그동안 無料로 제공했던 응용 프로그램을 유료화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되레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MS의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 등에 기반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윈도의 동영상 프로그램(미디어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곰 플레이어' 등 다른 제품에서도 동영상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追加 비용을 들여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시장 경쟁에만 치우쳐 동태적인 IT업계의 기술흐름을 看過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融合'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제품의 진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통상 報復에도 대비해야 한다.


소규모 메신저 업체 등을 살리려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 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안재석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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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읽기


ㆍ動映像(동영상)


ㆍ課徵金(과징금)


ㆍ歡呼聲(환호성)


ㆍ逆風(역풍)


ㆍ惡循環(악순환)


ㆍ選擇權(선택권)


ㆍ剝奪(박탈)


ㆍ是正(시정)


ㆍ制裁(제재)


ㆍ不服(불복)


ㆍ無料(무료)


ㆍ追加(추가)


ㆍ看過(간과)


ㆍ融合(융합)


ㆍ報復(보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