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8일 기준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3.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0월 41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데 이어 두 달 만이다.

콜금리 인상은 통화당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적절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사들도 여ㆍ수신 상품에 대한 금리 인상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경제여건을 재점검해 본 결과 한국 경제는 내년에 5.0%,2007년에 4.8% 성장하는 등 향후 잠재성장률 수준의 정상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며 "경기 회복이 진행되면 금융완화정책(저금리 정책)의 폭은 점차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콜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시중 자금이 많이 풀렸다"며 "유동성을 조금씩 줄여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자산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해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콜금리 인상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내년 물가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꼽을 수 있다.

박 총재는 "물가도 지금은 안정돼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근원물가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모두 3% 이상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교역조건이 개선돼 실질국민총생산(GNI) 증가율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간의 격차도 줄어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가 오르면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거나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집값 급등을 부추기는 투기세력의 자금줄을 억제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집값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계선상에 있는 기업이나 빚을 얻어 집을 산 서민들의 주름살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법.내년에도 금리인상이 계속될 경우 기업과 가계의 자산운용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